경찰 "칠장사 화재 당시 요사채에 자승스님 외 다른 출입자 없어"

현장서 발견된 메모 2장 필적 감정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한 경기 안성시 칠장사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불이 났을 당시 현장에 자승스님 외 다른 인물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30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요사채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 안성경찰서는 30일 "화재 당시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 자승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울러 "현장 CCTV, 칠장사 관계자 진술, 휴대전화 위치,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요사채에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스님이 열반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명확한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비롯해 현장에 있던 차량에서 발견된 2페이지 분량의 메모에 대한 필적 감정할 예정이다. 해당 메모에는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는 내용과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고 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당시 경내 다른 장소에 있던 주지스님 등 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자승스님의 타살 가능성 등 의혹이 확산하자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파악된 일부 내용을 공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9일 오후 6시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불이 나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자승스님은 전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로,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 한편 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자승스님이 스스로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