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건 中깡통차·위조서류뿐…전기차 보조금 54억 타먹었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제도의 허점을 노려 수십 억원을 부정 수급한 업체 대표가 구속되고 공범 35명이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전기자동차 보조금 약 54억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특경법 사기 등)로 자동차 수입·제작사 대표 A씨를 지난 22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자동차 제작증과 구매계약서 등 서류만 갖추면 환경부 저공해차 구매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가로챌 목적으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중국에서 배터리가 부착되지 않은 차체 200여대를 들여왔다. A씨는 이 중 92대를 실제 완성 차량으로 제작해 판매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지자체로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아냈다. 보조금을 많이 주는 대구(74대)·김포(10대)·용인(8대)에 자동차를 등록하는 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했다. ‘깡통’ 차체를 대당 3000만원에 들여온 뒤 5000~7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대당 2000~4000만원씩 수익을 올린 셈이다.
A씨는 이후 차체 60여대를 대구, 김포, 용인, 평택 등지의 창고에 보관했다가 순차적으로 배터리를 장착, 학원 버스나 캠핑카 등으로 판매했다. 30대 남짓의 차량은 김포·용인·평택 등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 그대로 방치된 상태로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을 도운 공범 35명도 공정증서원본 부실기재죄 등 혐의로 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A씨는 이들의 명의를 빌려, 이들에게 전기차를 판매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재산 40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환경부 및 지자체에 부정수급 보조금에 대한 환수를 요청하고, 자동차를 신규 등록할 때 실물 확인을 하고 보조금 지급 이후 실제 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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