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시진핑은 자신이 마오쩌둥과 동등하길 원한다"

서믿음 입력 2023. 11. 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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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서방 고위 관료 중 가장 완벽한 중국어를 구사한다고 알려진 그는 중국 고위 관료와 직접 소통했고, 현재 중국 주석인 시진핑과는 과거 여덟 차례 이상 독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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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중국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서방 정치인”이라 불리는 전 호주 총리가 분석한 미·중 관계 연구서다. 10대 시절부터 중국에 관심을 갖고 대학에서 중국학을 전공, 타이완에서 유학 생활을 한 그는 이후 중국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서방 고위 관료 중 가장 완벽한 중국어를 구사한다고 알려진 그는 중국 고위 관료와 직접 소통했고, 현재 중국 주석인 시진핑과는 과거 여덟 차례 이상 독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외교관인 만큼 중국을 패권국가로 단정하거나 시진핑을 독재자라고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행태는 지양한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이 어떤 중국 내 배경에서 나왔는지, 정치적 상황 맥락, 시진핑 개인의 야망을 중국 내 여러 고위 관료로부터 얻은 정보 토대 위에서 분석한다.

“가장 심각한 위험은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 간의 전쟁 가능성이다. 더 이상 상상 속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만약 타이완해협이나 남중국해 혹은 동중국해에서 무력 충돌이 시작된다면, 분명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보다 몇 배나 더 파괴적인 전쟁이 발발할 것이다. 이 전쟁은 육지와 해상, 우주로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될 수 있다. 전 세계의 다른 많은 국가가 참전할 가능성도 높다. 타이완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을 것이다. 타이완을 둘러싼 갈등은 미중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며, 두 나라의 미래와 차후 국제적 역할에 있어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p.10~11

“나는 이듬해 총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해(이후 베이징으로 가는 해외 순방 일정이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위태로운 시기를 무사히 넘긴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넨 후 남은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에 할애했다. 당시 타이완 총통이었던 천수이볜은 타이완의 독립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다녔다. 중국과의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었다. 부시는 그에게 계속해서 불장난을 한다면 전쟁이 나더라도 제82공수사단이 타이완을 반드시 구조하러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국의 정책을 조정했다. 이에 천수이볜은 즉각 정신을 차렸고, 부시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해들리 덕택에 복잡한 타이완 문제를 잘 처리해낼 수 있었다.” - p.78

“미국에서 교육받고 미국식 모델을 본국에 적용하고자 했던 중국의 금융 및 경제 전문 관료들은 미국의 경제 위기를 지켜본 다른 보수파 관료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시 왕치산 부총리는 미 재무장관 행크 폴슨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태껏 당신들을 보고 배웠는데…… 당신네 시스템을 좀 보시오, 행크. 이제 뭘 더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소.” - p.79

“내가 시진핑의 세계관을 “마르크스주의적 민족주의”라고 묘사한 이유는, 그가 당을 상대로 호소할 때는 여전히 이데올로기적이지만(이데올로기가 레닌주의 규율의 중추이기 때문만은 아니라) 인민에게 호소할 때는 지독히 민족주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진핑의 사상은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가장 심오한 계율을 이론적으로 새롭게 수정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목표 집단을 대상으로 시험한 일련의 교훈과 공리, 일화를 한데 모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능숙하게 구성된 지침서에 가깝다.” - p.92

“나는 1986년에 시진핑을 처음 만났다. (...) 그는 연설문을 낭독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처럼 자기 생각을 직접적이고도 단호하게 말한다. 또한 확고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탁자를 치는 등 위압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시진핑을 포함해 중국의 여타 최고위 관리들과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오랜 시간 교류하다보니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 p.127~128

“시진핑은 당 역사에서 자신이 마오쩌둥과는 동등하며 덩샤오핑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기를 원한다.” - p.134

“2022년에 69세가 된 그에게 타이완을 따뜻한 조국의 품으로 되돌리는 꿈을 이룰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타이완을 하나로 묶어 마침내 국가 통합을 이루는 중국공산당 지도자가 되는 것은 자신이 마오쩌둥에 필적할 만한 존재임을 당과 국가에 확인시키는 것이다. 또한 내부 비판을 잠재우고 자신의 정치적 합법성을 영구화하는 업적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시진핑은 정치적 생명이 다하기 전에 타이완을 확보하고 싶어할 것 같다. 그는 타이완에 관해서는 조급한 사람이다.” - p.149~150

“호주 총리 재임 이후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던 나는 중국의 2성 및 3성 장군들과 함께 미 국방대학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다. (...) 나는 동중국해에서 일본군과 단독으로 대규모 교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중국 동료들이 고도의 군사적 경계심을 보였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들은 미 해군 또는 공군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교전을 가정했는데, 중국군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 p.246~247

“시진핑은 자신이 중국의 영토라고 언급한 곳에 미국과 일본 군대가 침입한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군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이 아닌 한, 혹은 눈치만 보다가 물러서면 국내에서 치를 정치적 대가가 너무 크다고 확신하지 않는 한, 그는 어떠한 사건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확대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 p.417

“또 다른 시나리오는 본격적인 핵미사일 능력을 확보하려는 북한을 미국이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남한에 대한 북한의 대규모 군사 행동으로 이어져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할 위험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중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남한과 그 동맹국인 미국에 맞서는 북한을 지원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 만일 미국의 대북 강경 외교가 재개된다면 이러한 시나리오는 바로 현실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바이든의 임무는 중국이 북한의 그러한 행동을 막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 p.459~460

“관리된 전략적 경쟁의 핵심 논리는 위기와 갈등, 전쟁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확고한 정치적 가드레일을 지키면서도, 외교 정책과 경제 및 안보 관계 전반에서 최대한의 경쟁을 허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서로 수용하며 그 실행에 있어 강제력이 발휘되려면 양측 모두가 그러한 틀 안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번영할 수 있다고 어느 정도는 확신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경쟁을 통해 국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각국의 역량은 경제적 성공, 정치적 회복력, 외교적 기술, 기술 발전, 각국이 내세우는 경쟁적인 이데올로기 체계의 견고성과 국제 사회에서의 매력 등 합의된 범위 내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 p.517

피할 수 있는 전쟁 | 케빈 러드 지음 | 김아영 옮김 | 528쪽 | 글항아리 | 3만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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