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나누는 기업] 자립준비 청년 돕기, 소아암 퇴치 … 나눔과 상생 실천에 앞장
지속가능한 미래사회 위해 발 벗고 나선 우리 기업들
취업 자립준비청년 교육 과정 운영
협력사에 저금리 우대 대출 등 지원
소아암 관련 병원과 연구기관 후원
비인기 스포츠 스폰서 계약 체결도
자립준비 청년 돕기, 협력사와 동반성장, 소아암 퇴치-. 비영리기구(NGO)의 사업이 아니다.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팔 걷고 나선 활동들이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린다’는 수준도 아니다. ‘돈을 잘 버는 기업=성공한 기업’이란 공식도 더는 성립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앞장선다.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해야 미래사회를 함께 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4대 그룹의 사회공헌(CSR) 키워드는 ‘인재 양성’(삼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SK), ‘장애 극복’(현대차), ‘스포츠 지원’(LG)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삼성은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피플(Enabling People)’을 CSR 비전으로 삼고, 두 가지 중점 테마로 청소년 교육과 상생 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10년을 맞은 ‘삼성희망디딤돌’이 대표적이다. 아동 양육시설·위탁시설 등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홀로서기에 나서게 된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는 삼성의 프로그램이다.
삼성은 지난 8월부터 ‘삼성희망디딤돌 2.0’을 시작했다. 주거 및 정서 안정을 넘어 취업 자립준비청년들의 교육을 통해 경제적 자립까지 돕는 게 특징이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쌓아온 인재 양성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전자·정보기술(IT) 제조기술자 양성 과정’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자 양성 과정’ 삼성웰스토리 ‘한식 조리사 양성 과정’ 삼성SDS ‘IT 서비스 기사 양성 과정’ 삼성중공업 ‘선박제조 기술자 양성 과정’ 등 5개 직무교육을 한다. 내년에는 온라인 광고·홍보 실무, 중장비 운전기능사 등의 교육과정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이 끝난 뒤엔 입사지원서 작성, 면접 노하우 교육, 컨설팅, 채용박람회 등을 통해 자립 준비 청년들의 취업도 돕는다.
SK그룹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 등 금융사와 손잡고 ESG 우수 협력사에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우대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최근 협력사들의 ESG 경영 개선 지원을 위해 ESG 정책수립, 관리지표 개발, 인센티브 지원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자체 ESG 진단 플랫폼인 ‘클릭 ESG’를 개발하고,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진단과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70여 개 협력사가 ESG 경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로드맵 점검, 개선 방안 수립, 공시 등 관련 무료 컨설팅을 받았다. 올해 ESG 경영진단을 받은 협력사들엔 폐기물 감축·관리, 자원순환, 안전 및 보건,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의 컨설팅을 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5년째 소아암 어린이 돕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엔 미국 워싱턴DC에서 소아암 퇴치 캠페인 ‘현대 호프 온 휠스(바퀴에 희망을 싣고)’ 행사를 열었다. 현대차는 1998년 미국 딜러들과 함께 호프 온 휠스 재단을 설립하고, 소아암 관련 병원과 연구기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재단은 미국 내 3대 소아암 관련 재단(기금 규모 기준)으로 꼽힌다.
기아는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및 접근성 향상을 위한 ‘웰컴휠 캠페인’을 시작했다. 매장의 문턱 때문에 휠체어 및 유모차 등의 접근이 어려운 소규모 매장에 초경량 이동식 경사로를 보급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2019년부터 반려견 헌혈 문화 정착을 목표로 ‘아임도그너’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은 비인기 스포츠 꿈나무 육성과 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한 후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발전과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2016년부터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후원했고, 이듬해부터는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일반 대중에게 아이스하키 스포츠 종목을 널리 알리기 위해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LG가 후원하는 아이스하키 유스 대표팀은 내년 1월 열리는 ‘2024 강원도 동계청소년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다. 아이스하키 유스 대표팀이 국가대표 자격으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부터는 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9년째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혁신 기술’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역 기반 산·학·연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의 원천이 된다는 설명이다. 먼저 전주기 선순환 벤처 플랫폼을 구축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기술·사업·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창업·보육을 지원하는 ‘벤처밸리’와 자본의 매칭·투자를 지원하는 ‘벤처펀드’ 등 두 축이 중심이다.
롯데그룹은 군부대에 휴식·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나눔 활동을 전개한다. 지난 6일엔 경기 양평의 공군부대에서 공군 청춘책방 10호점 개관식을 열었다.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장병들의 자기개발을 돕기 위해 만든 독서 카페다. 이 밖에도 2020년부터 ‘자랑스러운 육군가족상’을 후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9일 한파 피해 우려가 있는 강원 원주 호저초교 학생들에게 겨울나기 물품이 담긴 ‘온(溫) 기프트 박스’를 전달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ESG 경영과 ‘함께 멀리’ 철학이 담긴 CSR 확대를 선언했다. 2011년부터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과 손잡고 한국·중국·몽골 등에 ‘한화 태양의 숲’ 9곳을 조성했다. 축구장 200여 개 넓이에 달하는 면적(약 145만㎡)에 약 53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밖에 창의적인 미래 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과학 아이디어 경진대회 ‘한화사이언스챌린지’도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은 ‘행복한 여행의 경험을 나눈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객실승무원으로 구성된 영어 자원 봉사단, 제주지역 환경정화 활동, 사랑의 연탄나눔 등의 활동을 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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