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전법에 열정 쏟겠다"…이틀 전 자승 전 총무원장의 말
"향후 10년간은 대학생 전법에 열정을 쏟겠다."
숨지기 이틀 전인 27일 자승(69) 스님이 교계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중앙종회 의원들이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가 종교 편향적인 인사를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근본적 문제는 불자 인재가 없다는 것. 우리가 그동안 인재양성이 소홀했다"고도 말했다.
경기도 안성 칠장사 요사채 화재로 숨진 자승(69) 스님은 조계종단의 대표적인 사판(행정승)으로 꼽힌다.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18세때인 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으면서 출가했다.
총무원 교무국장을 거쳐 92년 10대 중앙종회 의원으로 종단 중앙무대에 발을 들였다. 94년 종단개혁 과정에서 승적 정정 문제로 징계를 받았으나 96년 11대 중앙종회에 재입성해 종회 사무처장, 12~14대 중앙종회 의원을 지냈다.
친화력과 조정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정치력을 바탕으로 2009년 55세의 젊은 나이로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총 317표 중 290표라는 역대 최고 지지율로 당선됐고, 2013년에 재선됐다. 조계종단에서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서로 견제했던 4대 종책모임(화엄회·무량회·보림회·무차회)이 하나로 연대해 자승 스님을 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연임 선거 당시 한 해 전 승려 도박 파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국선원수좌회 등이 연임에 반대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퇴임 후인 2021년 동국대 건학위원회 고문이자 총재로 학내 실권을 잡았다. 총무원과 동국대, 조계종 내 가장 큰 권력 두 개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은사인 월암 정대 스님이 설립한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의 이사장도 맡았다.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지내며 종단 원로로서 목소리를 냈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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