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장' 김동연, 5조3천억 투자유치…경기도 역대 최대
호주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는 역대 경기도 투자유치 금액 중 최대다.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가 29일 호주 시드니에 있는 코트라(KOTRA) 시드니 무역관에서 존 지 인마크 글로벌(INMARK Global) 상무, 최흥용 에스피알(SPR) 부사장과 LNG 냉열을 활용한 친환경 고순도 플라스틱 재생원료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호주 스콰이어 패턴 보그 법무법인, 데이비드 스타크오프·캠벨 데이비드슨 파트너 변호사, 박창은 코트라 시드니 무역관장, 남개현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사업본부 처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LOI 체결에 따라 친환경기업 전문투자사인 인마크 글로벌은 탄소저감기술 벤처기업 에스피알을 통해 도내 4곳에 플라스틱 재생원료 제조시설을 설립한다. 투자금액은 1조원이다. 인마크 글로벌은 아울러 도내 에너지 전환·정보통신(IT) 분야에 향후 5년간 추가로 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김동연 지사는 "오늘 이 자리는 탄소중립 목표 아래 국경을 넘는 합작품"이라며 "단순히 신재생 에너지나 탄소 저감뿐 아니라 전통 산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존 지 상무는 "에너지 전환이 우리 실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는데 인마크는 이 분야 투자의 선두 주자로, 이번 투자가 한국과 호주가 더 많은 협력을 하는 데 초석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ESG 투자, 지속 가능성 투자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마크는 2006년 시드니에 설립된 순환경제, 에너지전환, IT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친환경 기업 전문 투자사로 사옥 빌딩 옥상에 시드니 최초로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투자를 받는 평택 소재 에스피알은 LNG(액화천연가스) 냉열(초저온 에너지) 등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투명 페트병, 시트, 의류용 장섬유 등의 원료인 고급 재생원료(rPET칩)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NG 냉열은 액화천연가스를 기체화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영하 162도의 초저온 열로, 종전에는 99% 이상을 바다에 버렸다.
에스피알은 이처럼 버려지는 LNG 냉열을 초저온 동결파쇄공법으로 폐플라스틱을 재생하는 시설의 주요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재활용률은 무려 93%에 이른다. 특히 기존 상온파쇄 공법과 비교해 화학적 분자구조 변형 없이 신품과 동일한 품질의 플라스틱 플레이크(flake)를 생산할 수 있다.
경기도는 이번 투자를 통해 친환경 제조시설이 지어지면 자원순환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경기북부 특화산업인 섬유산업에 적용하면 수출 단가 절감과 판로 개척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는 반도체, 바이오, AI 빅데이터, 미래차 등에 있어서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이지만, 한편으로는 섬유와 같은 전통제조업도 아주 강한 지역"이라며 "특히 전통제조업이 많은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1조원 투자 유치가) 북부 발전에도 좋은 잠재력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추가로 투자 의향을 밝힌 4조3000억원은 이번 호주 출장 막바지까지 조율이 거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김동연 지사가 인마크 글로벌을 상대로 ‘경기 RE100’ 등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경기도의 정책 의지와 실천 사항을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추가로 투자 의향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취임 초 100조원 이상을 해외에서 투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시드니 샹그릴라호텔에서 호주의 태양광 신소재 기업 CEO 등을 만나 투자 협력을 논의했다. 해당 기업이 도내 태양광 신소재 패널 공장에 수천억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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