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완전 휴전" 이 "내달 2일까지"…'군인 포로' 관건 될 듯

이유정 2023. 11. 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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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석방 협상으로 풀려난 팔레스타인의 10대 수감자가 서안지구 라말라에 도착해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투를 중단하고 29일(현지시간)까지 엿새째 인질·수감자 석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측의 군인 포로 문제가 전쟁 재개 여후를 판가름할 요소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CNN·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 측에 추가 석방 대상 인질 6명의 명단을 통보했다. 이를 포함해 하마스에서 최대 10명의 인질 명단을 최종 통보하면, 이스라엘은 24시간 휴전 연장과 함께 자국 내 교도소에 수감 중인 3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풀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인 28일에는 이스라엘인 10명과 태국인 2명 등 12명을 석방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도 석방됐다. 하마스는 합의에 따라 이·팔 석방 비율을 ‘1대 3’으로 유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미국인 최소 3명이 조만간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28일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내일 더 많은 미국인이 풀려나는 걸 확실히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미국은 중단 시일을 연장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또 “휴전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 남쪽에서 작전을 할 때, 어떤 형태로든 무고한 인명 피해에 대해 부담이 더해졌다”고도 했다. 이번 휴전을 기점으로 이스라엘의 강경 드라이브가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이스라엘·미국 이중 국적자인 애비게일 에단(4)이 27일(현지시간)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에서 이모, 삼촌과 함께 웃고 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부모를 잃은 에단은 이번 휴전 기간 석방된 최연소 인질아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이스라엘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AP=연합뉴스


당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나흘 간 일시 휴전에 합의했으나, 인질 석방에 따라 30일까지 휴전 시한을 한 차례 연장했다.

이와 관련 아랍 매체 더뉴아랍은 이집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이 내달 2일까지 휴전을 연장하는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하마스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인질 석방·휴전 협상에서 “완전한 휴전”을 요구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반면 이스라엘은 “휴전은 24일로부터 최대 10일이며, 그 이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이스라엘 현지 매체 보도도 나오고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 협상은 현재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되고 있다. 협상에는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이 참여한 가운데 이집트 정보국의 압바스 카멜 국장이 합류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비공개 협상에서 이스라엘은 “성인 남성과 군인을 포함한 모든 인질의 석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때 붙잡혀간 인질은 약 240명으로, 하마스는 24일 휴전 이후 이스라엘 국적의 여성·어린이와 외국인 등 80명 넘게 석방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미국 국적 모녀 두 명, 이스라엘 여성 두 명을 더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미 공영 NPR은 “남은 160명 가운데 최소 100명은 민간인, 60명가량이 군인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군인들의 석방은 민간인보다 훨씬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 교도소 수감자 중 고위급 인사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질 협상의 ‘마지막 퍼즐’은 양측의 군인 교환이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협상에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면, 이스라엘이 “전쟁 재개”를 선언할 수도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하마스는 앞서 2006년 이스라엘 병사 1명을 납치해 석방 협상을 5년을 끌었다. 2011년 팔레스타인 수감자 1000명 석방을 끌어낸 전례가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하마스가 지난달 기습 때 사살한 이스라엘 군인 3명의 시신도 가자지구로 가져가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시신 인계도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맞교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약 8000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와 여성이 적지 않다. 이스라엘이 휴전 기간 풀어준 팔레스타인 수감자 180명은 소년이 116명, 성인 여성 31명, 소녀 3명 순이다.

AP통신은 “이들은 이스라엘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기소된 10대들”이라며 “몇몇 여성들은 치명적인 공격을 시도한 혐의로 이스라엘 군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전했다.


UN “가자 인구 80% 이재민”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파괴된 집터에서 피운 불 앞에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UN은 “이스라엘의 지상전 이후 가자지구 인구의 80%에 이르는 180만명의 팔레스타인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남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휴전 기간 식량과 물, 의약품, 연료 등을 실은 트럭이 하루 160~200대씩 가자지구에 유입되고 있지만, 국제구호 단체들은 “수요의 절반도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난민기구 줄리엣 토우마 대변인은 “이재민들이 대피소를 찾아 따뜻한 옷과 매트리스, 담요를 찾고 있으며, 일부는 고장난 차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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