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가자지구 초대' 받은 머스크 "거긴 좀…" 거절

머스크, '반유대주의 논란'에 이스라엘 방문
인질로 잡힌 가족들과도 만나 "연대 약속"
하마스의 "가자 지구도 오라" 초청에는 난색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반유대주의 논란'에 이스라엘에 방문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머스크를 가자지구로 공개 초청했다.

머스크의 이스라엘 방문에 하마스도 "가자지구 오라"…머스크는 거절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국 소속 오사마 함단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주민을 상대로 자행된 학살과 파괴의 정도를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는 기준에 비춰 판단할 수 있도록, 그(머스크)가 가자에 방문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는 머스크가 전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머스크는 현재로선 초청에 응하기 어렵다며 이를 거절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하마스의 초청을 두고 "당장은 그곳이 조금 위험해 보인다"라며 난색을 보이면서도 "그러나 나는 장기적으로 번영하는 가자지구가 모든 이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분명히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앞서 엑스에서 반유대주의 음모로는 주장하는 글에 공개적으로 동조했다가 논란이 커지면서 엑스의 광고주 대거 이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수습하고자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스라엘은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가자지구에서 서비스하려면 이스라엘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머스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하마스 제거돼야 해"…이스라엘 총리·인질 가족 만나 연대 약속

머스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실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인질 가족에게 받은 목걸이를 착용하는 모습이 담긴 자신의 동영상 게시물에 댓글로 "나는 당신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풀려날 때까지 매일 그것을 착용하겠다"고 썼다. [이미지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한편 머스크는 지난 27일 하마스에 공격받은 이스라엘 남부의 한 키부츠(집단농장)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둘러봤다.

총리실이 공개한 영상에는 방탄조끼를 입은 머스크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휴대전화로 키부츠 현장의 사진과 영상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머스크는 또 '하마스가 제거돼야 한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또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가족들과 머스크가 만난 자리에서 한 여성은 자기 아들이 하마스에 납치되면서 심하게 다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머스크에게 휴대전화로 보여줬다.

다른 인질의 아버지는 "우리의 마음은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있다"는 문구가 새겨진 금속 인식표 목걸이를 머스크에게 선물했다.

머스크는 이 목걸이를 받자마자 직접 목에 걸었으며, 이 목걸이를 인질들이 풀려날 때까지 계속 착용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