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계란볶음밥 안해" 유명 中셰프 욕먹고 영상 지운 까닭
중국 한 유명 셰프가 소셜미디어에 계란볶음밥 요리 영상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에게 집중포화를 맞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2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팔로워 330여만명을 보유한 셰프 왕강은 지난 27일 소셜미디어에 계란볶음밥 요리 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사과하며 "요리사로서 다시는 계란볶음밥을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왕강이 계란볶음밥 요리 영상을 올리자 네티즌들은 중국 초대 주석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을 조롱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마오 전 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은 1950년 11월 25일 한국전쟁 때 유엔군 폭격으로 숨졌는데 그의 죽음은 오랜 논쟁거리였다.
한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의 비망록에 따르면 마오안잉은 막사에서 계란볶음밥을 만들다가 위치가 노출돼 폭사했다. 방공수칙을 어기고 불을 피운 탓에 연기가 연합군 폭격기의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역사연구원은 2020년 11월 해당 이야기는 마오안잉의 죽음을 희화화한 헛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격자 증언 등을 인용해 마오안잉의 위치가 알려진 것은 부대 사령부의 무전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1년 6월 중국이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과거사 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마오안잉이 계란볶음밥을 만들다 폭격을 맞았다고 적힌 중국군 장교의 비망록은 2003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공식 발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2021년 7월 10가지 '헛소문' 리스트를 내고 계란볶음밥 관련 마오안잉 사망설을 부인했다.
또 같은해 10월 중국에서 역대 최대 제작비를 들여 개봉한 영화 '장진호'에서는 마오안잉이 가장 인상적인 영웅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나온다.
영화 속에서 마오안잉은 미군 폭격이 시작되고 다른 사람들은 대피했는데도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 지도를 챙기러 작전실에 들어갔다가 결국 폭탄이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묘사됐다.
이를 두고 마오안잉을 둘러싼 소문을 불식하고자 의도적으로 삽입된 장면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중국 좌파들은 계란볶음밥 얘기만 나오면 마오안잉과 마오쩌둥을 모욕했다며 비난한다. 왕강이 계란볶음밥 영상을 올린 날이 마오안잉의 기일 이틀 후라는 점 때문에 네티즌들은 마오안잉의 죽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강은 이번까지 5년 연속 계란볶음밥 영상을 올렸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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