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부담도 벌써 2조…삐걱대는 오사카 엑스포, 러도 불참 선언
개막 500여 일 앞둔 2025 일본 오사카 만국박람회(엑스포)가 일부 국가의 참가 철회 선언 등으로 삐걱대고 있다. 지난 10일 멕시코와 에스토니아가 공사비 급등 등을 이유로 엑스포장 내에 임시 건물인 파빌리온 건설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28일엔 러시아가 불참을 통보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러시아 측 대표가 "주최국과의 의사소통이 불충분하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러시아의 불참 선언은 엑스포협의회 소속 이시게 히로유키(石毛博行) 사무총장 등이 BIE에 참석해 오사카 엑스포 준비 상황을 설명한 직후 나왔다. 닛케이는 "(러시아는) 명확한 (불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일본·서구의 비판에 반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TBS 방송에 따르면 당초 러시아는 2025년 모스크바 엑스포를 유치하려고 했으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 "서구의 반(反) 러시아 움직임으로 공정성과 공평함이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후보 국가에서 물러난 바 있다.
"공사비 급등" 멕시코·에스토니아도 참가 철회 검토
앞서 지난 10일에는 멕시코와 에스토니아가 공사비 급등 등을 이유로 엑스포장 내에 임시 건물인 파빌리온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철회할 뜻을 밝혔다.
파빌리온은 참가국이 비용을 내서 세우는 '타입 A', 엑스포 주최 측이 준비한 건물을 참가국이 활용하는 '타입 B', 많은 참가국이 함께 이용하는 '타입 C' 등이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멕시코는 타입 A를 신청했으나, 내년 자국 대선 결과에 따라 예산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철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 엑스포는 예상 방문자 수 2820만 명, 경제 파급 효과 2조엔(약 18조원)을 기대하며 야심차게 시작됐지만, 현재 일본 내 여론은 싸늘하게 식고 있다. 실제 교도통신이 지난 3∼5일 실시한 여론조사(1040명) 결과, 응답자의 68.6%는 오사카 엑스포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일본 정부 부담액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박람회장 건설비와 별도로 '일본 국가관' 건설과 경비비 등에 약 837억엔(약 7307억원)의 추가 국비 부담이 예상돼서다. 일본 국제박람회 협회는 건설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비 증액이 불가피하다면서 박람회장 건설 예상 비용을 지난달 2350억엔(약 2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의 2배다.
행사장 중심을 원형으로 둘러싸는 '링' 형태 목조 구조물도 낭비로 지적됐다. 이 구조물은 둘레 길이만 2㎞에 달해 완공하면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이 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엑스포가 종료된 뒤 해체 가능성이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양산'이란 조롱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결국 오사카 엑스포의 흥행은 일본 기업들이 얼마나 표를 사줄지에 달려 있다고 꼬집었다. 매체에 따르면 간사이전력(20만장), JR 서일본(20만장), 파나소닉 홀딩스(15만장) 등이 엑스포 예매권을 대량 구매할 예정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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