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린 교황, 다음달 기후 정상회의 불참…"의료진 만류"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강상의 이유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참석을 취소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오전 취재진에게 교황의 독감과 폐 염증이 호전돼 예정대로 다음 달 1∼3일 COP28에 참석한다고 말했다가 반나절 만에 이를 번복했다.
브루니 대변인은 "교황의 건강은 전반적으로 호전됐지만 의료진이 교황에게 앞으로 며칠간 두바이 여행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며 "교황은 매우 유감스러워하며 의료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강 문제로 해외 방문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교황은 지난해 7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남수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무릎 통증 치료를 위해 취소한 바 있다.
교황은 지난 주말 독감 증세를 보여 예정된 일정을 취소했다. 주일 삼종기도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이 아니라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화상으로 주례했다.
교황은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폐렴은 아니었지만 호흡 곤란을 유발하는 폐 염증이 발견됐다. 다행히 항생제 정맥주사를 투여받은 뒤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교황은 올해 86세로 고령인 데다 젊은 시절 한쪽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이에 교황청 안팎에서는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 위기에 대처하자고 꾸준히 촉구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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