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당하는 케이팝?… BBMAs의 ‘케이팝상’을 어떻게 봐야할까 [D:가요 뷰]
지난 20일, 그래미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불리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케이팝(K-POP) 아티스트 스트레이 키즈, 뉴진스, 방탄소년단 정국, 블랙핑크의 수상이 이어졌다. 그런데 국내에선 반가움에 앞서 케이팝을 홀대한다는 볼멘 소리가 쏟아졌다. 이들이 수상한 부문이 새로 신설된 ‘케이팝’ 부문에 한정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목소리는 시상식이 끝난 지 8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시상식 전부터 시작됐다.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총 69개 부문을 시상하면서 ‘톱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 ‘톱 케이팝 투어’ ‘톱 케이팝 앨범’ ‘톱 글로벌 케이팝 송’ 등 케이팝 4개 부분을 비롯해 총 9개의 부문을 신설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가 지난 2021년 라틴 음악을 하나의 장르로 인정한 것처럼 케이팝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됐다. 다만 일각에선 오히려 빌보드가 팝과 케이팝을 구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막상 시상식의 뚜껑이 열리고 본상에 이름을 올렸던 케이팝 아티스트의 수상이 불발되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왔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이 시상식에서 ‘톱 듀오/그룹’ ‘톱 세일즈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는 등 케이팝 아티스트의 활약이 이어지자 이 부문을 신설하면서 케이팝을 견제하려는 꼼수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물론 본상 수상 실패가 아쉬운 건 누구나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냉정히 봐야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올해 비 케이팝 부문에 오른 아티스트의 면면만 봐도 피프티 피프티는 ‘톱 듀오/그룹’, 뉴진스는 ‘톱 빌보드 글로벌(미국제외)’, 방탄소년단 지민은 ‘톱 셀링 송’ 등을 노렸다. 만약 케이팝을 견제하려고 만든 상이라면 애초에 후보에 조차 올릴 필요가 없다. 더구나 이 부문의 실제 수상자들과 비교해서 이들의 앨범이 뚜렷히 앞선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사실상 정국의 ‘세븐’ 정도를 제외하면 영미권 팝스타와 주요 부문에서 경쟁할 정도의 히트곡이 탄생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뉴진스는 이 시상식에서 ‘슈퍼 샤이’(Super Shy)와 ‘오엠지’(OMG)의 무대를 선보였고, 스트레이 키즈 역시 ‘특’과 ‘락’(樂)을 공연했다. 여기서도 이견이 발생한다.
앞서 홀대론에 힘을 실은 여론은 이 부분에 있어서도 “상은 주기 싫은데 팬덤이 강한 케이팝 가수는 써야하니 ‘케이팝 부문’을 만든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세계적인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외엔 받을 수 없는 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케이팝을 이용하기 위해 허울 좋은 밥상을 차려놓은 꼴”이라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빌보드 입장에선 케이팝 부문을 새로 만듦으로써 본상 수상과 관계없이 케이팝 아티스트를 시상식에 부를 ‘빌미’가 생긴 건 사실이다. 탄탄하고, 세계를 포함하는 케이팝 팬덤의 시선을 붙잡아두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케이팝이 영향력이 커졌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꼴이다. 더해 케이팝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빌보드 시상식이라는 세계적인 축제를 통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구조다. 누구에게도 나쁠 것 없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케이팝상 신설을 둔 논란보다 더 본질적으로 케이팝의 위치를 되살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상을 받을 만한 실력과 성과를 보여줬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면 당연히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올해는 딴지를 걸 수 있는 수준의 성과가 나왔다고 보긴 어렵다.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그보다 케이팝 자체적으로 성장의 과도기에 있음을 인지하고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타파해 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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