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표’ 큰 격차로 유치 실패…사우디 영향력 확대할 듯 [2030 부산엑스포]

정순영 2023. 11. 29.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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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준비해온 2030 부산엑스포 유치가 좌절됐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29일 오전 1시20분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총회를 통해 2030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 리야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은둔의 석유 왕국'에서 벗어나 경제·사회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설계한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 엑스포를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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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서 사우디 리야드 119표- 부산 29표- 이탈리아 로마 17표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한 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연합뉴스

10년간 준비해온 2030 부산엑스포 유치가 좌절됐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29일 오전 1시20분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총회를 통해 2030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 리야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 결과 사우디 리야드는 119표를, 부산은 29표를,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기록했다. 예상과 달리 사우디와 90표라는 큰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1차 투표에서 3분의2 이상 득표한 나라가 나오면 개최지로 확정된다. 그동안 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는 1차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국가가 결선에서도 승리했다. 

당초 한국은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가결 정족수 3분의2를 얻지 못하도록 저지하며 이탈리아를 누른 뒤 2차 투표에서 사우디를 역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었다. 사우디보다 후발주자인 한국은 당초 열세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정부·민간이 함께 힘을 합쳐 회원국 하나하나를 접촉해 설득하는 '정성과 집중' 전략으로 사우디를 바짝 추격했다고 전망해왔다.

막판까지 한국과 사우디가 서로가 확보한 지지표를 뺏고 뺏기는 치열한 교섭 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측이 접촉한 국가 수와 국가명도 공개되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 아쉬워하며 “국민 기대 미치지 못해 송구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182개국 다니며 얻은 외교 자산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19표를 얻으며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된 사우디 대표단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는 초반부터 자본력을 내세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선두를 지켜왔다.

사우디는 '은둔의 석유 왕국'에서 벗어나 경제·사회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설계한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 엑스포를 추진해 왔다. ‘변화의 시대: 미래를 내다보는 내일로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권을 쥐고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사우디로선 엑스포를 성공리에 개최함으로써 보수적 이슬람 왕정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국제 무대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5차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선 한국의 연사들은 ‘연대의 엑스포’를 강조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나승연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분간 차례로 PT 연사로 나섰다.

가장 먼저 PT에 나선 박 시장은 부산시 캐릭터인 부기, 글로벌 서포터즈 5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부산의 매력을 소개했고, 나 홍보대사는 인류 미래를 위한 '솔루션 플랫폼'이라는 부산 엑스포의 핵심 비전과 한국의 차별화한 강점을 소개했다.

또 최 회장은 한국의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WAVE)를 통해 인류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점을 강조했고, 한 총리는 연대 박람회 구현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노력, 즉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확대나 개도국 지원 계획 등을 소개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에서 얻은 국제사회 연대의 필요성을 각국 대표들에게 강조했다.

정부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받은 도움을 보답하고자 한다는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PT 중간 한국전 영국 참전 용사 콜린 태커리(93)씨와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의 손녀 얘기도 짤막하게 영상으로 선보였다.

지휘자 정명훈, 소프라노 조수미, 배우 이정재 등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와 K-팝 스타 싸이, 김준수 등의 응원 영상을 끝으로 한국의 마지막 호소전은 마무리됐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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