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없다" 아쉬움 달랜 부산…"2035년 엑스포 재도전"
“리야드.”
29일 오전 1시20분쯤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순간 시민 1500여명이 모인 대극장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부산”이란 외침을 기대하며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럴 수가” 하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손에 쥔 응원 깃발 1500개와 LED 부채 1000개도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모(43·여)씨는 “막판에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아쉽다”며 “그래도 엑스포 유치 기간 정말 많은 분이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부산시민은 전날(28일) 오후 8시30분부터 대극장에서 ‘엑스포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D-DAY)’을 펼쳤다. 월드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제173회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 시작(29일 오전 1시10분·한국시각) 5시간40분 전부터다. 대극장에는 이보다 2시간30분 빠른 오후 6시부터 ‘부산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시민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연신 “부산엑스포! 유치해!” “준비됐나? 됐다!” “오늘은, 부산이다”라고 외치며 응원 열기를 북돋웠다.
부산시립합창단의 공연으로 시작된 응원전은 가수 김시훈, 드림아이 응원단, 한복패션쇼를 거치며 고조됐다. 특히 오후 10시50분쯤(한국시각) 투표 전 마지막 5차 프레젠테이션(PT)에 연사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발언을 마치자 일제히 손뼉을 쳤다.
투표가 끝날 때까지 방송과 인터넷 등으로 엑스포 부산 유치 소식을 기다렸던 부산시민도 실망감을 감추진 못했다. 박모(48·해운대구)씨는 “막판에 사우디를 많이 따라잡았다는 소식에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신모(33·여)씨는 “엑스포가 유치되면 일자리도 더 많아지고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유치에 실패해 안타깝다”고 했다.
부산시는 이번 엑스포 유치 과정에 부산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판단이 나온다. 또 엑스포 유치 목표가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엑스포 유치전을 통해 )부산은 전 세계로부터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 풍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 부산 시민과 충분히 논의해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안대훈·위성욱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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