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치열한 신경전… ‘툭툭’ 치고 인사 가로채기도

28일 프랑스 파리 외곽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 로비에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를 앞두고 우리나라와 유력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들이 '부산'과 '리야드'를 목청껏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불과 몇 시간 앞둔 28일(현지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 로비에선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애초 예상보다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이 1시간가량 늦춰진 오후 2시30분에 시작하게 됐다. 1시간의 추가 여유가 생긴 후보국 대표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한국과 강력한 후보국인 사우디 측은 로비에 들어서는 각국 대표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기 위해 앞다퉜다.

히잡을 쓴 사우디 측 젊은 여성들과 남성이 한국 대표단 앞을 가로막아 BIE 회원국 대표단과 접촉을 방해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졌다. 한국 대표단과 얘기하는 BIE 회원국 대표들의 팔뚝을 툭툭 건드려 돌아보게 한 뒤 총회장 밖으로 데려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국과 사우디 측 관계자들이 각각 “부산!”과 “리야드!”를 외치는 소리가 맞부딪혔다.

로비에서 대표단들에 인사하고 있던 장성민 대통령 특사 겸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지금 상황을 보시라. 사우디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오는 사람을 곧바로 낚아채서 밖으로 나가지 않느냐”며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금 사우디가 한 명씩 데리고 나가는데 이런 불투명한 상황 때문에 끝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긴장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