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X신" 카카오 임원 욕설 파문…"업무관행 지적 중 실수였다"
카카오의 경영지원총괄을 맡은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최근 일어난 욕설 논란과 관련해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신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했다"며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이사장은 지난 22일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다수의 직원들이 들을 정도의 고성으로 10여분간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당시 김 이사장은 카카오가 제주도에 보유한 유휴 부지에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트 제작센터를 건립하는 사안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카카오가 보유한 제주도 내 본사 부지는 카카오와 합병 전 다음이 2008년 매입했다. 다음은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하며 ‘다음 캠퍼스’를 추진했으나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계획이 무산돼 매입한 부지 중 3만 8000평이 빈 땅으로 남아 있었다.
김 이사장은 "아무런 개발도 안 하고 방치한 부지에 경고장이 계속 왔고 제대로 개발을 안 할 경우 회수하겠다는 공문까지 온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해당 부지를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트 제작센터를 만들어서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고용하기로 했다. 지방대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헤드 오피스를 제주도로 옮기고, 장애인 예술단체가 공연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카카오 그룹의 미고용 장애인 200명(중증 기준 100명)을 제주도에 팀을 만들어서 우선 채용하고 운영하는 것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이사장은 해당 건축 사업에 올해 12월 완공되는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모두 카카오 스페이스 직원이다.
그러자 다른 임원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정해진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면서 "결재·합의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거의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되었고 아무 말도 안 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했다. 그는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고 화내며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X병X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욕설했다고 한다.
다만 이후 회의에서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 특히 개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말했다는 게 김 이사장의 주장이다.
김 이사장은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면서도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한다.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이사장은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부탁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의 외부 독립 감시기구인 준법과 감시위원회의 유일한 카카오 측 인사일 정도로 김 센터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인물로 알려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호스트바의 무서운 위로…"일본 여성들, 1억 외상 갚으려 성매매도" | 중앙일보
- ‘로또 2등’ 노가다꾼의 죽음…집엔 새 로또 용지 가득했다 | 중앙일보
- 한국에도 뒤진 伊 충격…투표 결과 본 로마 시장 "매우 실망" | 중앙일보
- “난 목사 안된 게 참 다행” 김형석이 피한 ‘뱀의 꼬리’ | 중앙일보
- '한국챔피언 등극' 권투하는 女교수, 세계 타이틀 도전한다 | 중앙일보
- '서울의 봄' 본 유족 "정해인, 고 김오랑 중령과 많이 닮았다" | 중앙일보
- 함연지 시아버지, 오뚜기서 일한다…사돈 영입한 함영준 회장 | 중앙일보
- '미스터 에브리싱' 벽 높았다…1차 투표서 끝난 '부산엑스포 꿈' | 중앙일보
- [단독] 윤 대통령, 그린벨트 52년 만에 확 푼다…"지방소멸과 안 맞아" | 중앙일보
- 4살 아이가 레벨 테스트 본다…의대보다 비싼 ‘영유’의 세계 [hello! Parents]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