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골프회원권으로 호의호식"...김정호, 카카오 비정상적 경영실태 폭로

민단비 2023. 11. 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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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논란 일자 페이스북서 폭로전
김정호 베어베터 공동대표 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브라이언임팩트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카카오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 이사장이 카카오의 비정상적인 경영 실태를 폭로하기에 나섰다. 동시에 본인이 이룬 카카오 개혁 성과를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김 이사장은 28일 페이스북에서 “네달 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정말 어려운 부탁을 들었다”며 “카카오 전체에 대해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한번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고쳐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C레벨 인사 포함이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시설·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장비의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다”며 “2번은 거절을 했는데 3번째에는 술을 거의 8시간이나 마시며 저를 압박했었고 결국 승낙을 했다”고 밝혔다.

단, 김 이사장은 카카오에 합류하는 것이 ‘독이 든 성배’라고 생각해 보상을 기부하는 조건으로 김 창업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이런 내부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기존 기득권(특히 각종 카르텔)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고 음해와 투서, 트집 잡기 등이 이어지고 그동안 착하게 살며 잘 만들어 놓은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질 것을 예상했다”며 “그래서 트집 잡기의 문제가 될 수 있는 보상을 전혀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그런데 김범수 창업자가 ‘재단까지는 좋은 일을 하는 거니 무보수로 하는 게 말이 되지만 여긴 회사인데 어떻게 그러냐’고 했다”며 “그래서 내가 소개해주는 천주교 바보나눔이나 기독교 기아대책 그리고 자폐 연구를 하는 하버드 의대와 MIT 의대에 김범수 이름으로 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9월 22일 첫 출근 이후 첫 번째로 남녀 직원의 중위 소득을 점검했는데 거의 동일해 문제없이 통과됐다”며 “그런데 이후의 사항은 보면 볼수록 화가 난다”고 했다.

그는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모든 공동체 골프회원권 현황을 보고하라는데 계속 미적댔다. 호통을 치고 계속 요구를 하니 결국 한 달 가까이 되어서야 보고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직원들 휴양 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열악한 만큼 불필요한 골프 회원권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으로 직원 휴양 시설 회원권 대규모 매입을 지시했다. 회원권은 40억원 넘게 매각을 시작했다”고 했다.

또 “보육 시설은 판교에는 다른 회사보다 좋고 많은 시설을 유지 중인데 제주도는 회사에 따라서 차별을 하고 있었고 다른 근무지에는 아예 없었다”며 “노조위원장께서 주신 문제를 반영하고 복리후생비 현황 조사 후 대책 마련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평가 및 보상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데 성과급의 가시성 확보, 상후하박 구조 개편 등 12월부터 TF 시작해서 내년도 제도 마련 중”이라며 “법인카드는 모두 클린카드로 변경해서 12월 1일부터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부지 사용과 관련한 카카오의 비효율적인 계획도 본인의 노력으로 개선됐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제주도 JDC 내 카카오 본사 부지는 무려 2008년에 매입해 다음 캠퍼스를 만들려다가 닷1, 닷2 건물만 완공하고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닷3가 빈 땅으로 남아있는 곳이었다”며 “총 부지는 3만8000평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개발 계획은 워케이션 센타였는데 문제는 카카오 그룹 내에서 1개 회사만 워케이션 센타에 대한 이용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라며 “제주도에도 도움이 안되고 회사에도 도움이 안되는 시설을 위해 1000억 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되기 직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 기획을 하고 제주도에 제출하기로 했다”며 “제주도에 도움이 되는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만들어서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고용하고, 지방대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헤드 오피스를 제주도로 옮기고, 장애인 예술단체가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장애인과 같이 일하는 체험센터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 그룹의 미고용 장애인 200명(중증 기준 100명)을 제주도에 팀을 만들어서 우선 채용하고 운영하기로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게시글을 세 번에 걸쳐 올렸다. 이후 약 한 시간만에 올린 마지막 게시글에서는 카카오 직원에게 욕설을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내년 1월에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금년 12월에 완공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모두 카카오 스페이스 직원)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한 명의 임원이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정해진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하더라”라며 “결재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했다. 거의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되었고 아무말도 안 하고 있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회상했다.

이 과정에서 욕설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당시 그 자리에서 “‘7~800억이나 되는 공사를 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어떻게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고 말한 뒤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X신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지금 내가 아는 다른 업체를 쓰라는 것인가?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것 아니냐?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일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금 뒤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병신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며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반복적,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다.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지겠다”며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한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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