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인질들 “가자 지하서 쌀과 콩 먹으며 50일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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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임시 휴전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
이 기간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최소 20명을 더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60명을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나흘간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은 총 69명으로 이스라엘인 50명(이중국적자 포함)과 외국인 1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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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임시 휴전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
양측의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휴전을 이틀간 연장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도 인질 10명을 추가 석방할 때마다 휴전을 하루씩 연장하는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써 지난 24일 오전 7시에 시작된 휴전의 종료 시점은 28일 오전 7시에서 이틀 뒤인 30일 오전 7시로 조정됐다. 이 기간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최소 20명을 더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60명을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나흘간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은 총 69명으로 이스라엘인 50명(이중국적자 포함)과 외국인 19명이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인질의 3배수인 15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줬다.
석방된 인질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하마스에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던 이들은 질식할 것 같은 지하 공간에서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 채 7주를 버텼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의자 3개를 붙여 만든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는 등 열악한 환경을 견뎌야 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문을 두드려 하마스 대원에게 허락을 맡아야 했는데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24일 풀려난 아디나 모셰(72)는 “인질로 잡혀 있는 끔찍한 상황을 견뎌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 5층에서 50일을 보낸 탓에 석방됐을 때 햇빛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고 한다. 그의 조카 에얄 누리는 “인질들은 쌀과 깡통에 든 콩 몇 개만 먹었는데 복통 때문에 그것조차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며 “샤워장 같은 제대로 된 시설은 당연히 없었다. 그들은 7주 동안 씻지 못했다”고 전했다.
딸 케런, 손자 오하드와 함께 풀려난 루티 먼더(78)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닭고기와 밥, 각종 통조림과 치즈를 먹었고 아이들은 과자를 받기도 했다”며 “그러나 상황이 안 좋아지자 메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랍에서 주식으로 먹는 피타 빵으로만 수일을 버텼다고 한다. 먼더는 갇혀 있던 방을 “질식할 것 같은 공간”이라고 표현하며 “시간을 때우려고 일부러 늦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고 여자 아이들 중 일부는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26일 풀려난 알마 아브라함(84)은 건강 악화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스라엘 소로카 의료센터장 쉴로미 코디시 박사는 “만성질환이 있던 아브라함은 붙잡혀 있는 동안 필요한 의료 조치를 받지 못해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석방된 인질 중 일부는 병원에 예정보다 오래 머물며 트라우마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억류 중 탈출했다가 다시 붙잡힌 인질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26일 특별 석방된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로니 크리보이(25)는 구금돼 있던 건물이 폭격을 당한 틈을 타 탈출해 나흘간 홀로 숨어 지냈다. 국경으로 달아나려 했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발각돼 다시 하마스의 구금 시설로 보내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협상과 무관하게 크리보이를 석방한 것에 대해 “팔레스타인의 대의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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