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금싸라기 땅' 둘러싼 베네수엘라-가이아나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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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가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 금싸라기 땅을 두고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이 지역에 사는 가이아나 주민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을 주겠다며 국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해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1899년 중재재판소의 판결은 제국주의의 강압적 결정이었을 뿐 아니라 1966년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명시한 제네바협정 체결로 무효가 됐다"며 과야나 에세키바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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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가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 금싸라기 땅을 두고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이 지역에 사는 가이아나 주민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을 주겠다며 국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해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분쟁의 중심이 된 지역은 가이아나의 '과야나 에세키바(Guayana Esequiba)'. 가이아나 서부 에세퀴보강의 서쪽 지역을 차지하는 6개주, 15만9500㎢ 규모의 영토를 가리킨다. 가이아나 전체 국토 면적(21만㎢)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이곳은 원래도 금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자원이 풍부했지만, 2015년 인근 해상에서 잇따라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그 가치가 치솟았다. 당시 가이아나 유정 탐사를 진행한 엑손모빌은 석유 매장량을 32억∼50억배럴 전후로 추산했다. 유정 발견으로 가이아나는 사탕수수와 쌀 농사에 등에 의존하던 가난한 남미 국가에서 자원부국으로 환골탈태했다. 가이아나의 경제 성장률은 기존 3∼4%대에서 석유를 본격적으로 시추한 2019년 이후 20∼40%대로 높아졌다.
지리적으로 맞붙어 있는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의 분쟁은 식민지 시절부터 계속돼 왔다. 베네수엘라를 점령했던 스페인과 가이아나를 점령했던 네덜란드가 국경을 명확히 하지 못한 채 가이아나가 영국 손으로 넘어갔고, 베네수엘라는 스페인에서 독립한 19세기 초반부터 이 지역을 두고 영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1899년 국제중재재판소(PCA)가 영국의 손을 들어주며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1966년 가이아나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베네수엘라는 영국 점령 시절 빼앗긴 땅이라며 다시 과야나 에세키바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갈등은 잠시 멈추는 듯 했으나 이 지역에서 유전이 발견되면서 분쟁은 다시 격화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1899년 중재재판소의 판결은 제국주의의 강압적 결정이었을 뿐 아니라 1966년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명시한 제네바협정 체결로 무효가 됐다"며 과야나 에세키바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 문제의 관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국제법 절차에 따라 해결하라고 결정한 데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음달 3일 진행되는 베네수엘라 국민투표는 ▲1899년 중재판정 거부 ▲966년 제네바 협약 지지 ▲ICJ 재판 관할권 인정 반대 ▲영토 획정 관련 가이아나 주장 거부 ▲해당 지역에 새로운 주 신설 및 지역 주민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 부여 등 총 5개 항목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가이아나 정부는 이같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장에 대해 "우리 주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바라트 자그데오 부통령은 "우리 국민은 자국 주민을 굶주리게 해 다른 나라로 도피하게 하는 베네수엘라 신분증을 원치 않는다"고 비난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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