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면 LFP, 비싸면 NCM?"… 볼보, 전기차 기준 다시 세운다
NCM 배터리 탑재에도 보조금 적용시 4000만원 중반대
현대차 코나 EV·니로 EV 가격 맞먹어… 수입차 업계선 경쟁 불가
볼보가 전기차 시장의 기준을 다시 세운다. 내년 상반기 출시할 전기 SUV 'EX30'을 4천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책정하면서다. 게다가 배터리까지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NCM(삼원계)을 탑재하면서 사실상 국내 전기차 업계에선 전례없는 승부수를 뒀다.
국내 시장에서 최근 8년 간 판매량이 400% 이상 뛰면서 급성장을 거듭한 만큼, 전기차 볼륨 확대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벤츠, BMW에 이은 '탑 3'로 굳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28일 동대문 디지털프라자에서 진행된 EX30 미디어 공개 행사 자리에서 "EX30은 사전계약이 시작되기도 전에 알림을 신청한 고객이 5000명을 넘길 정도로 기대를 받는 모델"이라며 "안정성과 상품성, 옵션 등을 비교하면 동일 세그먼트 경쟁 차종보다 훨씬 큰 강점을 갖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은 더 우위에 있다. 상당히 매력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EX30은 볼보에 있어 다양한 방면에서 '최초'의 수식어를 갖는 핵심 모델이다. 내연기관을 포함한 볼보의 전체 라인업 중 최초의 소형 SUV이면서, 볼보의 자체 전기플랫폼으로 만든 전기차 'EX 시리즈' 중 국내에 최초로 들여오는 모델이기도 하다. 국내 공식 출시는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EX30은 국내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이 1만 5000대를 넘긴 상황인 만큼 볼보에 매우 중요한 모델이기도 하다. 볼보의 연간 판매량은 지난 2014년만 하더라도 2976대 수준이었으나 8년 사이 400% 이상 증가해 지난해엔 1만4430대, 올해는 1만7000대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을 확대를 이어갈 와일드카드로 EX30을 택한 셈이다.
중형 이상 크기의 내연기관 SUV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던 볼보에게는 사실상 쉽지않은 도전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줄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이 가운데 볼보가 내세운 EX30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과 '상품성'이다. EX30의 국내 판매 가격은 코어 트림 4945만원, 울트라 트림 5516만원이다. 올해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코어 모델은 4330만원, 울트라 모델은 4900만원에 구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가격의 경우 유럽, 미국 등 주요시장 출시 가격보다도 저렴하게책정됐다. 유럽의 경우 독일에선 6570만원, 영국은 6810만원, 볼보의 본고장인 스웨덴은 6750만원으로 책정됐다. 미국 가격 역시 6197만원으로, 국내보다 더 높다.
4000만원대로 가격을 설정하면서도 최근 출시되는 국내 저가 전기차 모델들과 확실한 차별점도 뒀다.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핵심으로 꼽히는 LFP 배터리가 아닌 NCM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다. EX30에는 볼보가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자체 생산하는 NCM배터리인 '브램트(VReMT)'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지움으로써 오히려 주춤한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현재 NCM 배터리를 탑재한 4000만원대 전기차는 수입차 브랜드에선 전무한 상황이며, 국산 브랜드에서도 현대차 코나EV, 기아 니로 EV에 그친다. 코나EV, 니로 EV 마저도 내연기관차 기반 전기차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와 비교하면 적수가 없다.
국내 시장에서 대체 불가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볼보는 EX30을 통해 판매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내년 EX30을 필두로 연간 2만대를 돌파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확대해 향후 3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윤모 대표는 "EX30은 내년 상반기 고객 인도 예정으로 연간 2000대 정도를 판매목표로 잡고 있다"며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과 함께 연간 3만대를 판매하는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잡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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