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랑 춤 춰?" 딸 죽였는데…파키스탄父 '가짜 영상'에 속았다
파키스탄에서 "소년들과 춤을 췄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딸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코히스탄 지역 경찰은 지난 27일 한 남성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지난 24일 자택에서 16세 딸에게 총을 여러 번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남성은 딸이 또래 남녀와 춤추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됐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경찰은 "4∼5일 전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해당 동영상이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의 발표대로 영상이 조작된 것이 사실이라면 피해 소녀는 더욱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셈이다.
경찰은 영상 속 또래 여자친구도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조치를 취한 상태다. 아울러 친부에게 이른바 '명예살인'을 지시한 마을 원로회의 관계자들도 체포하기 위해 추적 중이다.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마을 원로회의 결정 등에 따라 가족을 살해하는 명예살인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집안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국경과 가까운 산악지대인 코히스탄 지역에서는 지난 2011년 소년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으로 게시됐다는 이유로 5명의 소녀가 목숨을 잃었다. 이때도 원로회의가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파키스탄 인권단체인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약 1000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에 희생되고 있다.
HRCP 관계자는 "파키스탄 당국이 2016년 명예살인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용서하도록 허용하는 이슬람 관련법 조항을 일부 삭제하는 개정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명예살인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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