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뿔난 이스라엘…엑스포 지지 이탈리아로 돌아섰다
이스라엘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과정에서 사우디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비판한 게 영향을 미쳤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사우디의 2030 엑스포 지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스라엘은 사우디 대신 이탈리아 개최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간 사우디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미국의 중재로 양국 관계 정상화가 추진되던 분위기 속에서다.
하지만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한 뒤 상황이 바뀌었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이 하마스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선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우려를 표하는 등 팔레스타인에 기우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엑스포 유치전에서 사우디에 대한 지지를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지난해 미국의 중재 속 국교 정상화 합의를 목표로 한 이후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를 지지하겠다 공언한 바 있다”며 “하지만 사우디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의 작전을 맹렬히 비판하며 국제 사회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촉구했다”고 지적했다.
정작 멜로니 총리는 총회 불참…패배 예감?
반면 이스라엘의 지지를 받게 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28일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불참한다. 멜로니 총리를 대신해 총회에 참석하는 이는 마리아 트리포디 외무부 차관이다. 개최 후보지인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의 프란체스코 로카 지사도 총회에 불참하고, 로베르타 안젤릴리 부지사가 대신 가기로 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로마의 패색이 짙어지자 멜로니 총리와 로카 주지사가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불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일간 일 폴리오도 이탈리아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사우디에 이은 2위로 결선 투표를 자신했으나 최근 들어 판세가 역전돼 한국이 이탈리아를 제치고 결선 투표에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는 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한국)과 리야드(사우디)와 함께 경쟁하고 있다. 엑스포 개최지는 28일 열리는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중 분담금을 납부한 회원국이 하는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총 투표수의 3분의 2 이상을 얻는 국가가 나오면 곧바로 개최지로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2위 득표를 한 국가를 대상으로 2차 결선 투표를 실시해 다수표를 획득한 국가가 개최지로 선정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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