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따로, 백인 따로… 美 공립학교들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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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부 공립학교에서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학생들을 인종별로 분리해 가르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교육구는 표준화시험에서 백인 학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흑인·라틴계 학생들의 성적을 올릴 방법을 찾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니애폴리스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 주요 도시 공립학교에서 흑인·라틴계 학생을 백인 학생과 분리해 반을 편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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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교육격차 줄이려는 시도
미국의 일부 공립학교에서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학생들을 인종별로 분리해 가르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학업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흑인·라틴계 학생들에게 친숙한 환경을 조성해 학습 효과를 높이려는 실험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교육구는 표준화시험에서 백인 학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흑인·라틴계 학생들의 성적을 올릴 방법을 찾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22학년도 대학과목선이수제(AP) 시험에서 흑인과 라틴계 응시자는 3점 이상 득점자가 각각 38%, 51%에 그친 반면 백인 응시자는 80%가 3점 이상을 받았다. 대입자격시험(SAT) 등 다른 표준화시험에서도 인종별로 학업 성취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친화 수업(affinity classes)’으로 명명된 인종별 분리 수업이 새롭게 고안됐다. 미니애폴리스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 주요 도시 공립학교에서 흑인·라틴계 학생을 백인 학생과 분리해 반을 편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담당 교사도 유색인종으로 배치된다.
단일 인종 학생으로 학급을 구성하는 건 그동안 미국 공교육에서 사용되지 않던 전략이다. 헌법과 법률의 인종차별 금지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고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 평등을 위해 ‘선택과목’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택할 권리를 쥐게 해준다면 위헌 소지가 없다는 교육계의 해석이 나오면서 기류가 반전됐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북부 마을인 에번스턴은 인종에 따른 교육 격차가 심각한 지역이다. 에번스턴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인 모니크 파슨스는 “흑인 학생들의 학업 성적은 계속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한 고등학교는 최근 고심 끝에 흑인·라틴계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수학 수업과 작문 세미나를 시작했다.
새 방식을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출석률과 성적이 점차 오르고 있다고 현지 교육 당국은 밝혔다. 에번스턴 교육감 마커스 캠벨은 “우리 목표는 인종에 따른 학업 성취도의 예측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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