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총리 "실종 아이 돌아와"…이스라엘 "부끄러운 줄 알라"
이스라엘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9살 소녀에 대해 '실종됐다'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반발했다.
2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 이틀째이던 지난 25일 하마스에 억류됐던 아일랜드계 이스라엘 소녀 에밀리 핸드(9)가 풀려났다.
핸드는 이날 풀려난 인질 17명 중 한 명으로, 지난달 7일 가자지구 인근 비에리 키부츠에 있는 친구 집에서 머물다가 하마스에 납치됐다.
버라드커 총리는 그의 석방 소식에 "실종됐던 무고한 아이가 이제 발견돼 돌아왔다"며 "오늘은 에밀리 핸드와 그의 가족에게 엄청난 기쁨과 안도의 날"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며 "우리의 기도가 응답받았다"고 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크게 반발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버라드커 총리를 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도덕적 나침반을 잃으신 것 같다. 현실 직시가 필요하다"며 "에밀리 핸드는 실종된 것이 아니라 그의 새어머니를 살해한 이슬람 국가(ISIS)보다 더 끔찍한 테러 조직에 납치된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에밀리 핸드와 다른 이스라엘 아이 30명 이상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혔는데 버라드커 총리는 테러를 정당화하려고 한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책했다.
코헨 장관은 자국에 주재하는 아일랜드 대사를 초치해 버라드커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정식 항의하기도 했다.
에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버라드커 총리의 표현은 숲을 산책하다 실종된 뒤 발견된 소녀에게는 적절한 표현이겠지만 이웃을 잔인하게 학살한 암살단에 납치된 소녀에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버라드커 총리는 자신이 하마스와 인질 문제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왔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구해왔다며 해당 발언은 '아이가 집에 돌아왔을 때 놀라운 기쁨'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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