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적반하장식 북한의 긴장 고조, 불가피해진 비례 대응

2023. 11. 2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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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비무장 지대(DMZ) 안의 최전방 초소(GP)를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국방부는 27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감시 초소 뿐만 아니라 중화기인 무반동총을 DMZ에 들여 오기도 했다. 남북은 2018년 9 ·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의 11개 GP를 시범 철수했지만 북한은 지난 23일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북한군 병사들이 얼룩무늬로 된 초소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북, 폭파했던 최전방 GP 복구와 중화기 반입 징후


국지 충돌 대비하고, 국제 협력 틀로 억제 나서야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 북한이 최근 최전방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가고 있다. 군 당국이 어제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북한군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했던 비무장지대(DMZ) 안의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다시 투입했다. 북한은 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배치하고, 야간 경계근무도 재개했다. 북한군의 이런 움직임은 2018년 말 폭파 및 철수했던 11개 초소에서 전반적으로 식별된다고 한다. 모두 휴전선을 중심으로 2㎞ 안에서 무장을 금지한 정전협정과 전방 지역의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다.

이는 북한이 지난 23일 군사합의서 전면 파기를 주장한 뒤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군사합의서 파기를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휴전선 일대에서 정찰·감시 활동을 재개한 남측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적반하장이다. 북한이 대화 분위기 속에서도 비밀리에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력하고, 군사정찰위성까지 발사하는 등 오히려 긴장 조성의 원인을 스스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더는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일명 ‘모라토리엄’도 선언했다. 그러나 이듬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밤낮없이 미사일을 쏘아오다 이번 정찰위성을 밤 10시42분에 발사했다. 김 위원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서명한 합의서를 스스로 허물고, 본인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자기모순을 되풀이한다면 국제적 고립은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 강조하는 ‘수령의 절대적 권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북한의 압박에 일희일비하지는 말되, 국민의 생명을 좌우할 안보 분야에서만은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은 유사시 자신들은 잃을 게 없다거나 한·미는 확전을 원치 않을 거라는 논리로, 추가로 긴장을 조성하고 기습적인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따라서 대화를 모색하되 북한군의 움직임에 비례하는 대응은 불가피하다. 한·미 연합 자산을 총동원해 억제력을 갖추고, 물샐 틈 없는 감시 및 경계 태세로 대응해야 한다.

동시에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북한의 군사행동을 억제하는 국제 협력의 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미·일 협력 강화를 마뜩잖아 하는 중국은 북한에 유일하게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국가다. 한·중 정상회담뿐 아니라 전략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이 중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사실을 반복 강조해야 할 것이다. 2003년 6자회담 성사와 2016~2017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은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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