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장관들 파리서 ‘캐비아 연회’…아프리카표 위해 드로그바까지 불러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리야드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게 하기 위해 전방위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억압적인 석유 수출국’이라는 평판을 쇄신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의 핵심으로 엑스포 개최를 원하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매체는 지난 6일 파리 외곽의 한 비행선 격납고에서 열린 호화로운 연회를 소개했다. 몇몇 사우디 장관이 이 연회를 열었는데, 아프리카 축구 스타 디디에 드로그바까지 참석했다. 아프리카에서 온 참석자들은 드로그바와 사진을 찍기 위해 달려갔다고 한다. 또 프랑스의 유명한 조명 영상쇼 송에뤼미에르를 수중에서 보여주고, 값비싼 블루 랍스터와 오세트라 캐비아 등을 대접했다.
사우디는 최근 아프리카·카리브해·아랍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개최해 경제협력 등 광범위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엑스포 지지를 끌어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중남미 도서국의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는 폴리티코에 “사우디는 처음부터 자국을 선두 주자로 내세워 커뮤니케이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전했다.
유럽의 한 BIE 대표는 “사우디 고위 관리가 ‘당신의 나라가 우리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면서 “사우디가 한 약속은 매우 광범위하고, 잘 준비돼 있다”고 평했다. 사우디가 BIE 회원국을 상대로 ‘오일 머니’를 뿌리며 표심을 끌어모았다는 뜻이다. 사우디 전문가인 한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사우디와 같은 ‘거래 외교’가 유치 경쟁에서는 일반적인 관행이라면서 “많은 국가가 투표로 돈을 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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