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된 불상에 알록달록 페인트칠…'복원 대참사'

김현정 2023. 11. 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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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1400년 된 고대 불상에 페인트를 이용해 옷을 그려 넣는 '복원 참사'가 발생했다.

불상에 색을 칠한 이들은 현지 70~80대 주민들로, 자신들의 행동을 선행이자 문화재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공안은 "불상에 채색을 한 사람들은 70~80대 노인들로, 신앙심으로 채색했다고 진술한 만큼 높은 수위의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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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주민들 "선의로 페인트칠"
당국 "엄격한 처벌 어려워"

중국에서 1400년 된 고대 불상에 페인트를 이용해 옷을 그려 넣는 '복원 참사'가 발생했다. 불상에 색을 칠한 이들은 현지 70~80대 주민들로, 자신들의 행동을 선행이자 문화재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난장현에서 고대 마애불에 누군가 무단으로 페인트 채색작업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021년 발견된 이 불상들은 무려 1400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사로잡은 바 있다.

1400년 역사의 고대 마애불상(왼쪽) 페인트 칠이 된 뒤의 모습(오른쪽)[사진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지난 7월 쓰촨대학 고고학·박물관학부와 지역 당국은 해당 불상에 대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 불상은 1400년 전인 북위(386~534) 말기에서 당나라 후기에 걸쳐 제작된 불상으로 보인다"며 "북위 말의 마애불은 매우 드문 사례이며, 쓰촨과 중원 북방 지역 간 불교문화 및 예술교류를 밝히는 중요한 학술적 증거"라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난장현 문화유물보호 연구센터는 "누군가 불상에 무단으로 페인트 채색작업을 했다"며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복원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는 공고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지 주민인 왕모 씨와 그의 딸인 리모 씨가 13일 인근 마을의 주민에게 부탁해 아크릴 페인트로 마애불에 옷을 그려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왕 씨는 조사에서 "부처님을 모시며 좋은 일이 많이 생겨 감사의 의미로 채색을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바중시 문화유적국 직원은 "당시 마애불들에는 보호를 위한 임시 건물과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며 "채색작업 당시 이미 사건을 알아챘으나 마애불들이 너무 깊은 산속에 있어 작업을 제지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유적국 직원과 공안이 출동했을 때는 이들의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현지 공안은 "불상에 채색을 한 사람들은 70~80대 노인들로, 신앙심으로 채색했다고 진술한 만큼 높은 수위의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난장현 관계자 역시 "현지 마을 주민들은 불상에 채색하는 것이 선한 행위이며 문화유물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에 엄격한 처벌에 곤란한 점이 있다"고 전했다.

진다수 베이징대 고고학 교수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이러한 석조 유물은 한번 훼손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가 어렵다"며 "문화재 보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국민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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