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3관왕’ NC 페디, 2023 프로야구 최고의 별 우뚝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부문 1위…투표율 91.9%로 압도적인 지지 받아
신인왕은 한화 문동주…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준수한 성적 기록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빛난 별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선수 에릭 페디였다.

페디는 27일 웨스틴조선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페디는 기자단 투표 111표 중 102표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MVP 트로피를 차지했다. 득표율 91.9%를 기록한 페디는 경쟁자로 꼽힌 한화 이글스 노시환(6표), LG 트윈스 홍창기(2표), SSG 랜더스 최정(1표) 등을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외국인 선수가 정규시즌 MVP를 받은 것은 타이론 우즈(1998년), 다니엘 리오스(2007년·이상 두산 베어스), 에릭 테임즈(2015년·NC), 더스틴 니퍼트(2016년), 조시 린드블럼(2019년·이상 두산), 멜 로하스 주니어(2020년·KT 위즈), 아리엘 미란다(2021년·두산)에 이어 8번째다.

NC 구단은 테임즈에 이어 2번째 MVP를 배출했는데 수상자는 모두 외국인 선수였다.

올 시즌 페디의 퍼포먼스는 역대급이라 해도 무방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활동하다 올 시즌 NC와 계약한 페디는 곧바로 KBO리그를 지배했다. 그는 30경기에서 180.1이닝을 던지며 20승 6패 탈삼진 209개 평균자책점(ERA) 2.00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한 페디는 투수 트리플크라운 대업을 이뤘다. 이전까지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1986·1989·1990·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만 달성했는데 페디가 외국인 투수 최초로 달성했다. 이외에도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페디는 아쉽게 1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을 놓치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KIA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6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다 고종욱의 강습 타구에 오른팔을 맞아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결국 아웃 카운트 1개가 부족해 1점대 평균자책점을 놓쳤다.

페디는 시상식에서 “믿어지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 NC라는 팀에 왔기 때문에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며 “같은 팀에서 뛰는 많은 선수들 덕분에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 그들은 끝까지 나의 형제라는 걸 꼭 알려주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강인권 감독님과 김수경 투수코치님을 비롯해 데이터분석팀, 트레이닝파트 등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끝으로 창원이라는 도시에 영광을 돌리고 싶다. 창원 시민들의 도움도 컸는데 창원은 내게 제2의 고향과 같다”고 덧붙였다.

27일 열린 KBO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차지한 한화 문동주. 연합뉴스

생애 한 번 주어지는 신인상은 문동주에게 돌아갔다. 문동주는 기자단 투표 총 111표 중 85표를 획득, 2위 KIA 타이거즈 윤영철(15표)을 따돌리고 신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데뷔 2년차인 문동주는 지난해 29.2이닝만 던져 올해도 신인상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올해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18.2이닝을 소화하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의 성적을 냈다.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지난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류현진 이후 17년 만이자 전신 빙그레 포함 4번째 신인왕을 배출했다. 문동주에 앞서 이정훈(1987년), 김태균(2001년), 류현진(2006년)이 신인왕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문동주는 “트로피의 무게를 잘 견디겠다. 내년엔 팀이 더 높은 곳에 올라간다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페디는 MVP 트로피와 상금 1000만원을, 문동주는 신인상 트로피와 상금 300만을 받았다.

이날 KBO는 투타 개인 부문 시상, 수비상 시상도 했다.

노시환은 홈런(31개)과 타점(101개), 두 개의 트로피를 들고 MVP 투표 2위의 아쉬움을 달랬다. 손아섭(NC)은 타율(0.339), 안타(187개), 홍창기(LG 트윈스)도 득점(109개)과 출루율(0.444), 두 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정수빈(두산 베어스)은 도루(39개), 최정(SSG 랜더스)은 장타율(0.548)을 수상했다.

페디가 6개 부문 중 절반인 3개를 휩쓴 투수 부문에서는 윌리암 쿠에바스(KT 위즈)가 승률(1.000), 서진용(SSG)이 세이브(42개), 박영현(KT 위즈)이 홀드(32개) 부문 1위에 올라 상금 300만원씩을 받았다.

올해 신설된 수비상에서는 투수 페디, 포수 양의지(두산), 1루수 박병호(KT 위즈), 2루수 김혜성(키움), 3루수 허경민(두산), 유격수 오지환(LG), 박찬호(KIA), 좌익수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중견수 박해민, 우익수 홍창기(이상 LG)가 이름을 올렸다. 해당 선수들은 각각 상금 200만원씩을 획득했다.

KBO 심판상(상금 300만원)은 박근영 심판위원이 받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