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변호사야" 수능 감독관 협박한 학부모, 스타강사였다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며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수능 감독관을 협박한 학부모가 경찰 준비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스타 강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교사노동조합에는 감독관에게 항의한 학부모가 경찰대 출신 변호사이자 스타 강사인 A씨라는 제보가 접수됐다. 서울교사노조 관계자는 “이 분이 학교 밖에서도 항의를 해서 여러 사람이 봤고 이를 본 분들이 ‘일타강사 A씨와 인상이 비슷하다’는 제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A씨의 자녀는 지난 16일 수능에서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마킹을 하려고 했다가 감독관 B씨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다른 감독관 2명의 증언도 일치해 부정행위로 처리됐다.
이 수험생의 부모는 수능 다음날 B씨가 근무하는 학교로 찾아가 자신의 자녀는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A씨도 이때 학교를 찾았고, 감독관에게 전화로 “(내가)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려주겠다”는 취지로 폭언했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이후 지난 21일에도 A씨 가족이 학교에 찾아오자 두려움을 느낀 B씨는 병가를 낸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27일 오전 A씨는 자신의 카페에 입장문을 올리고 “해당 선생님께 죄송함 뿐이다”라며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이 부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변호사임을 밝히게 된 배경에 대해 “고의와 과실을 구분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꺼낸 단어이지 변호사의 지위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법률용어라서 만나보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선생님께서 놀라셨는지 협박하는 것이냐고 하셨고, 그런 게 아니라 자식 문제이므로 끝까지 다툴 수밖에 없다고 했던 부분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찾아가지 않고 학생만 들여보내든가 해야 했는데 과한 욕심에 과욕을 부린 것 같고 그것이 선생님에게 걱정을 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씨가 B씨의 근무지를 불법적으로 알아본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A씨는 “감독관 선생님의 이름은 제 딸이 명찰을 보고 기억했다”며 “교육청에 나와 있는 중학교 전화번호를 가나다 순서대로 전화해 행정실에 ○○○선생님 계시느냐고 물었더니 계시다고 알려주었다”고 전했다.
다만 A씨는 자신의 자녀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A씨는 “저희 애는 종료령 후에 답안을 작성한 일이 없다”며 “종료령 후에 필기구를 내려놓는 동작을 감독 선생님이 오인해서 (손을) 쳤다는 진술과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일 이후 고발이 진행됐다 하니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다”며 “특히 해당 선생님께 죄송하고, 다시는 1인 시위나 찾아가는 모든 행동을 못 하도록 하겠다. 부모의 심정이 너무 과한 것 같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동훈이 사랑한 ‘18㎝ 명품’…요즘 2030도 빠져든 이유 | 중앙일보
- 여친이 성관계 거부하자…"과자 사줄게" 9살 여친 딸 추행한 남성 | 중앙일보
- 유부남 경찰과 여경 밀회, 허위수당도 챙겼다…2심 "징계 정당" | 중앙일보
- “차 한대로 수천만원 번다”…BMW 뽑자 악몽 시작됐다 | 중앙일보
- 교수 꿈꿨던 전교 1등 딸이…뇌사 중학생, 5명 살리고 떠났다 | 중앙일보
- "폐암 예방" 비타민C 챙겨 먹었는데…영양제는 효과 없었다 | 중앙일보
- 구치소에서 20살 어린 동성에 "나랑 해볼래"…거부하자 폭행 | 중앙일보
- '마약 음성' 지드래곤, 한 달 만에 출금 해제…이선균은 연장, 왜 | 중앙일보
- 제주 인생샷 찍으려다…'폭풍의 언덕' 8m 절벽서 관광객 추락 | 중앙일보
- [단독] "성경험해야 고음 잘 된다며 유사강간"…성악강사 기소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