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알약, 폐암 예방 효과 없었다…"음식으로 섭취해야"

"다른 영양소와 함께 섭취할 때 효과"
"보충제보다는 운동, 균형 잡힌 식단"

비타민C를 영양제로 섭취했을 때는 폐암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물에 든 비타민C를 다른 영양소와 함께 섭취할 때만 기대한 효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은 1992년부터 2018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0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음식을 통한 비타민C 섭취는 폐암 위험성을 18% 낮췄으나 영양제와 같이 보충제 효과로 먹을 경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메타분석에는 주요 의학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등에 등록된 논문들이 활용됐다.

영양제.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같은 비타민C임에도 음식물과 영양제의 효과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 원장은 "비타민C에는 암을 유발하는 '활성산소종'을 억제하는 항산화제가 풍부하다"면서도 "분석 결과, 음식을 통해 비타민C를 섭취하면 다른 항산화제와 영양물질을 함께 섭취해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지만, 비타민C만 섭취하면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활성소종이 암이나 심혈관질환을 유발하지만, 반대로 미생물이나 외부 물질을 제거하는 긍정적 기능도 있다"라며 "비타민C 같은 항산화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외부물질에 대한 방어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다는 가설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즉 특정 영양소의 기대 효과는 음식물에 든 다른 영양분과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명 원장은 폐암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함께 비타민C 등 항산화제를 음식 형태로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다른 보충제에 대해서도 그는 "오메가3, 지방산, 유산균, 칼슘, 글루코사민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거나 희박"했다며 "건강기능식품에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기보다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암을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베트남 출신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대학원생 중 쩐(Dung V. Tran)씨가 1 저자로 이름을 남겼다. 명 원장은 교신저자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온콜레지 레터즈(Oncology Letter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