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할 것인가 존재할 것인가' 고민한 대학생들이 쓴 책

오문수 2023. 11. 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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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글로벌교육원 특강의 빛나는 결과물 <우리가 쓴 청춘의 글>

[오문수 기자]

 전남대햑교 여수캠퍼스 학생들이 전남대글로벌교육원 특강을 마치고 종강파티를 하며 기념촬영했다.
ⓒ 오문수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글로벌교육원에서는 14회(9.8~11.24)차에 걸쳐 진행된 '전남대학교 글로벌교육원 특강'의 종강 파티가 열렸다.

강의를 마친 학생들의 책상 위에 과자 몇 개와 커피가 놓인 조촐한 파티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글을 모아 펴낸 책 <우리가 쓴 청춘의 글>이었다. 

'소유할 것인가 존재할 것인가?'란 주제로 강의를 한 이는 이민숙 시인이다. "이 주제를 다루면서 여러분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다"는 그녀가 내린 결론은 "기우였다!"고 한다. 

인문학은 인간과 삶의 가치를 논쟁하며 새로운 세계관을 세우는 일이다. '에리히 프롬'은 자신이 제시했던 여러 방법론을 통해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언어로 소유와 존재를 설명했다.

그 안에서 '공부' '기억' '대화' '독서' '교육' 그리고 '지식'과 '사랑'이란 다만 자신의 행위 속에서 가장 깊은 존재적 의미로 획득되어야 하는 가치라고 이야기했다.

"소유는 욕망입니다"라고 말한 이민숙 시인은 "그것의 결과물은 늘 헛발질입니다. 모순의 강물입니다. 권위와 독점욕으로 점철된 인간사! 깨어나라 물질의 소유가 행복을 가져온다는 미망에서 벗어나라"고 강조했다.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학생들에게 인문학 글쓰기 강의를 한 이민숙 시인
ⓒ 오문수
 
"글이란 그러한 감성의 실타래 아닐까요? 시를 쓰며 너의 사랑을 느끼고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눈빛을 교환하고 역사와 철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고통을 연민하는 일, 그저 눈물 흘리는 것과는 다른 사랑의 손길을 주고받으며 오늘 하루를 경건 속에서 고개 숙이는 일, 글과 글이 만들어내는 공동체 정신일 수 있습니다. 강의실에서 서로를 만나 글을 함께 읽고 들어주며 우리는 참 짧고도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글을 쓰는 건 어쩌면 식물을 기르는 것과 같을지도 몰라'라는 주제로 글을 쓴 전남대 창의융합학부 강주연씨의 글에는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그동안의 생각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이 나타나 있다. 글쓰기란 식물에 너무 많은 물을 줘도, 적게 줘도 안 된다는 그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글쓰기 우수상 수장자들이 기념촬영했다.
ⓒ 오문수
 
"이건 마치 글을 쓰는 것과 꼭 닮지 않았어? 글을 쓸 때는 문장을 너무 길게 써서도, 너무 함축적인 표현을 써서도 안돼. 완벽한 글을 쓰고 싶어 비슷한 단어를 반복하며 한 문장을 길게 쓰다 보면 그 글은 결국 길을 잃어버리고 말아. 멋있는 글을 쓰고 싶어 어려운 한자어나 함축적인 표현을 쓰다 보면 그 글은 결국 자기 안에서 고립되어 버리고 말아."

군대를 마치고 복학해 취직을 고민하는 같은 학교 물류교통학과 송동현씨의 '소유'라는 시구에는 소유와 존재에 대한 그의 생각이 드러나 있다,

"누군가 나에게 돈이 좋냐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돈은 있을수록 좋으니까. 누군가 나에게 대기업 취직이 좋으냐 묻는다면 나는 다시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대기업에 들어간다면 인정을 받을 테니까. 그러나, 누군가 나에게 돈과 대기업 취직을 모두 준다면 난 행복할 수 있을까? 에리히 프롬은 말했다. 집착하지 말라고. 자신을 믿고 몸을 세상에 맡기라고. 그러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그 속에서 내 스스로가 존재할 수 있다고."

신춘문예 도전을 꿈꾼다는 해양경찰학과 이주성씨가 함께 공부했던 학생과 이민숙씨에게 보내는 다짐이다.
  
 전남대학교 글로벌교육원 특강을 마친 학생들이 출판한 책 <우리가 쓴 청춘의 글> 모습
ⓒ 오문수
 
"저희가 처음 배웠던 건 가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겨울이 되었고 농사로 비유하면 추수하고 다음 농사를 위한 준비를 가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저희의 가을은 이미 끝났지만 저희 겨울은 이제 시작이고 가을에 열심히 보상을 받았듯이 지금같은 마음으로 꾸준하게 쓰겠습니다."
종강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기침이 나서 물 한잔을 들고 강의실 입구에서 물을 마시던 나는 벽에 적힌 헬렌켈러의 명언에 감명받았다. 
  
 전남대학교 글로벌교육원 강의실 벽에 적힌 헬렌켈러의 명언으로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있었다. “Hope sees the invisible, feels the intangible, and achieves the impossible(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만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성취한다)
ⓒ 오문수
 
"Hope sees the invisible, feels   the intangible, and achieves the impossible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만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성취한다)"
 
멋진 말이라고 생각하던 나는 이제 막 글쓰기 걸음마를 시작한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되어 'Hope(희망)'을 'Writing(글쓰기)'로 바꿔봤다.

글쓰기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만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성취한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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