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긴급연설 “추가 인질 석방 위해 휴전 연장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가 임시휴전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석방한 인질 13명 가운데 4살 여아 애비게일이 포함됐다고 밝히면서 남은 인질 전원의 무사 귀환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4살 소녀 애비게일이 오늘 풀려난 13명의 인질 가운데 한 명”이라며 “그녀는 현재 이스라엘에 안전하게 있다”고 알렸다. 이어 “다른 미국인 인질들의 석방도 기대하며 미국인 추가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우리는 인질 모두가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비게일은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부모를 잃고 인질로 붙잡혔다. 지난 24일 하마스에 억류된 상태에서 4살 생일을 맞았다.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인질의 추가 석방을 전제로 휴전 연장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하루에 인질 10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 이번이 끝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인질이 더 석방되는 한 휴전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나와 우리 팀은 카타르와 이집트, 이스라엘 정부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애비게일을 포함한 이번 인질 석방에 자신이 기여한 대목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바이든 ‘친이 노선’ 백악관 내부서 논란
한편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노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정부 부처 관리들에 이어 백악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날 미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백악관 직원 약 20명이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과 관련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 기조와 관련해 대통령 고위 참모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백악관의 제프 자이언츠 비서실장, 아니타 던 선임고문,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만나 ▶민간인 희생자 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 ▶이번 전쟁에 대한 행정부의 메시지 ▶전후(戰後) 가자지구 비전 등 3가지 핵심 현안을 물었다고 한다. 이들에게 백악관 고위 참모들은 조용한 외교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이스라엘을 공개 비판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WP는 “백악관 내부의 분열은 바이든 곁에 오래 있었던 고위 보좌진들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젊은 직원들 사이에 어느 정도 있지만 고위 참모들도 이 전쟁이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타격을 입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안팎의 보좌진과 측근 등을 인용해 이번 전쟁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임 기간 3년 동안 있었던 다른 어떤 문제보다 행정부를 더 괴롭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행정부 소속 40여개 기관 직원 500여명이 바이든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서한에 서명했다는 보도가 지난 14일 나오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서한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대한 미국 관리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미 국무부 직원 100명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재평가를 요구하는 내용의 의견서에 서명했었다.
국제사회서 커지는 ‘휴전 연장론’
휴전 연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국제사회에서도 커지고 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무장관은 26일 프랑스 BFMTV에 나와 “우리는 프랑스인 인질과 다른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한다”며 “이를 위한 휴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도 가자지구 휴전을 연장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이집트 매체 아흐람 온라인이 보도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엘시시 대통령과 뤼터 총리가 이날 통화에서 휴전 연장 및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긴급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ㆍ이집트ㆍ요르단 외무장관들도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전 합의가 연장돼 적대 행위가 완전히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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