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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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마지막 월요일이네요.
제가 되고 싶은 더 나은 사람이란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죽을 때까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인지라 저 또한 행복하고 싶은데, 만사를 고려할 때 제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다른 사람을 돕는 데서 오는 행복밖에는 없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이 콘서트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한 이유는 다음 글에서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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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기자]
(* 지난 기사 "일본 지하철 게시물... '관동대학살' 언급은 없었다"에서 이어집니다)
11월의 마지막 월요일이네요. 겨울의 터널로 본격 진입하는 계절처럼, 겨울로 들어선 제 나이에 걸맞게 영혼이 깊고 그윽해지고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의 장래 희망입니다.
제가 되고 싶은 더 나은 사람이란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입니다. 제게는 그 길만이 행복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두 아들도 옆에 없고, 보고 싶은 손자도 사진 속에서 뿐이고, 연애할 남자도 없고, 인생을 즐길 돈도 없고, 작가로서 명예나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건강도 곧 없어질테고, 결국 혼자 늙어갈 현실에서 보통 사람들이 꼽는 행복의 조건이 제게는 해당되는 게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죽을 때까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인지라 저 또한 행복하고 싶은데, 만사를 고려할 때 제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다른 사람을 돕는 데서 오는 행복밖에는 없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다고 하니 되게 거창하게 들리지만 제 수준에서 돕는 거야 뻔하지요.
첫째, 저는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어줍니다. 그걸 제일 잘 합니다. 둘째, 저는 사람들의 장점을 잘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그 사람이 성장하도록 북돋워주는 말과 행동을 합니다. 셋째, 저는 공감하고 위로하는 따듯한 글을 쓸 줄 압니다. 그래서 단 몇 명에게나마 제 글이 온기가 되어 줄 거라 믿습니다.
▲ 관동대학살 다큐 영화 <1923> 제작을 후원히기 위해 열린 김현성의 이등병의 편지 40주년 기념 콘서트 |
ⓒ 인디컴 노래의 인문학 |
지난 주 금요일(24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1923>이란 제목으로 관동대학살에 관한 다큐 영화가 제작 중입니다.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인 김태영 감독의 이 영화를 후원하기 위해 콘서트가 열린 거지요. 이날 공연 수익금 전액이 영화 제작비에 보태졌습니다.
▲ 관동대학살 다큐 영화 <1923> 김태영 감독(좌)과 이등병의 편지를 작사 작곡한 김현성 님과 함께, 9월 3일 일본 아라카와 강변 관동대학살100주기 추모제에서 |
ⓒ 씨알재단 |
김현성님은 누구냐고요? 이분을 노래로 소개하면 "아~~, 그분이 그분이군요!"하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 고개를 끄덕이실 거예요. '이등병의 편지'와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만드신 분입니다.
▲ 1923 다큐 콘서트 초대가수 윤도현 씨 |
ⓒ 신아연 |
▲ '이등병의 편지'와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작사 작곡한 김현성 씨 |
ⓒ 신아연 |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제가 이 콘서트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한 이유는 다음 글에서 말씀드릴게요.
이등병의 편지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친구들아 군대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않게
열차시간 다가올 때 두손 잡던 뜨거움
기적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에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에 편지 한장 고이 접어 보내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 다음 기사에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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