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인재' 신예은의 발견... 유재석 "너 다음주에도 나와라"
[김상화 기자]
▲ SBS '런닝맨' |
ⓒ SBS |
싱가포르로 날아간 <런닝맨>이 초대손님 활용으로 멤버 전소민 빈자리를 메우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26일 방영된 SBS <런닝맨>은 지난주에 이어 싱가포르 여행특집 2탄으로 꾸며졌다. 지난 12일 방송을 끝으로 아쉽게 하차한 전소민의 자리를 당분간 초대손님(게스트) 섭외로 채우기로 한 <런닝맨>은 배우 신예은, 전 프로게이머-현 포커 플레이어 겸 방송인 홍진호를 등장시켜 즐거운 시간을 마련했다.
이미 다년간 각종 예능 출연으로 익숙한 홍진호는 특유의 발음 및 만년 2위 징크스로 모처럼 출연한 <런닝맨>에서 기대했던 바 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런가 하면 신예은은 시청자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예능감을 2주에 걸쳐 발휘해 눈길을 모았다. TV-OTT 드라마 속 주연배우의 무게는 잠시 내려 놓고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멤버들조차 놀랄 만큼의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디즈니+ < 3인칭 복수 >를 시작으로 신예은은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악역 박연진 아역으로 눈도장을 받은 데 이어 SBS 사극 <꽃선비 열애사>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내년 방영 예정인 tvN <정년이> 촬영으로 한창 바쁘게 지내고 있던 신예은은 모처럼 출연한 예능을 통해 잠시 봉인해뒀던 끼를 마음껏 표출하면서 '예능 인재'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 SBS '런닝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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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촬영 2일째를 맞이한 <런닝맨> 멤버들과 초대손님들은 각자 준비한 콘셉트에 따라 의상을 갖춰 입고 오프닝 촬영에 임했다. 콤비 전소민을 떠나보낸 양세찬과 커플을 이룬 신예은은 '환승 연애' 설정에 맞춰 상황극을 벌이는가 하면 특유의 눈 표정을 지으며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벌어진 게임에선 하하와 눈싸움을 벌이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몸놀림을 펼쳐 다시 한번 즐거움을 선사하는가 하면 발 마사지 준비에 앞서 갑자기 본인의 발을 들어 올리는 돌발 행동으로 예능 베테랑들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했다. "저 발 냄새는 안 나요"라는 그녀의 대답에 최고참 출연자 지석진은 "이런 배우 처음 봤다"라는 반응을 내놓을 정도였다.
각종 물건을 구입하는 쇼핑 미션 도중엔 마치 장시간 노래방에서 목청껏 소리지른 것 마냥 성대가 갈라진 목소리를 들려줘 또 한번 멤버들을 웃음 짓게 했다. 발군의 예능감을 쉴 틈 없이 발휘한 신예은을 두고 유재석은 "너 다음주에도 나와라"라고 반응할 만큼 신예은은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 SBS '런닝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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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드라마 중심으로 활동을 했지만 사실 신예은은 일찌감치 예능 고수들로부터 인정받은 바 있는 독특한 감각의 주인공이다. 지난 2018년 KBS <해피투게더>를 시작으로 2019년 tvN <짠내투어>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그동안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던 인물이었다. 이에 유재석, 박명수 등 당시 처음 신예은을 상대해 본 이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KBS <뮤직뱅크> MC, KBS쿨FM <신예은의 볼륨을 높여요> DJ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진행까지 맡는 등 연기 이외의 영역에서도 맹활약하기도 했다.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예능 출연을 올해부터 재개하면서 신예은은 잠시 잊고 있었던 예능의 끼를 밖으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 홍보를 위해 행차한 지난 4월 <런닝맨>에선 뉴진스의 'OMG', 세븐틴 부석순의 '파이팅 해야지' 등의 댄스 퍼포먼스를 독특한 표정과 더불어 선사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때마침 고정 멤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초대손님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런닝맨>은 약 7개월여 만에 그녀를 다시 한 번 소환했고 2주에 걸친 해외 촬영분에서 신예은은 예상을 뛰어 넘는 발군의 활약을 펼치기에 이른다. 덕분에 또 한번 위기를 맞이했던 <런닝맨>으로선 천군만마와 같은 도움을 받으며 성공적인 싱가포르 녹화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 SBS '런닝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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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13주년을 넘긴 <런닝맨>은 장수 예능의 특성상 고정 멤버들의 확실한 캐릭터와 탄탄한 조직력이라는 강점을 지닌 반면, 초대손님 등장시 견고하게 다져진 그 틈을 파고 들지 못하면서 자칫 겉도는 웃음을 만들 수 있는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렇다보니 신작 홍보차 예능에 나선 초보 출연자들이 때론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때론 "게스트 나오면 노잼"이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타나곤 한다.
초대손님의 활용은 어느 프로그램이건 잘 쓰면 보약, 잘못 활용하면 독약이 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녔기에 <런닝맨> 또한 이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했다. 그 첫 번째 주자로 등장한 신예은과 홍진호는 어찌보면 쉽지 않은 시기에 기꺼이 프로그램을 돕기 위해 나서준 인물이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주면서 큰 재미를 마련해줬다.
신예은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장난기 많고 텐션을 주체하지 못하는 독특한 캐릭터를 모처럼의 예능 출연에서 다시 한번 보여줬다. 덕분에 <더 글로리> 속 잔혹한 악역 연진이의 무게감을 내려 놓고 고정 멤버 마냥 즐겁게 녹화에 임해 보는 이들 또한 즐겁게 화면을 바라볼 수 있었다. 고정 멤버까진 아니더라도 예능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길 희망해본다. 이쯤되면 방송사+OTT 등에서도 모처럼 발견한 예능 인재를 그대로 지나칠 리 있겠는가?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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