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연말효과 극대화…잠실 롯데, 3조 바라본다

김유리 2023. 11. 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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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강추위에도 길게 늘어선 대기줄
유럽 크리스마스 마켓 떠오르는 즐길 거리
월드몰 편입+MZ효과+팝업 흥행+엔데믹 외국인
작년 2조5982억 넘어 3조 목전에

본격적인 강추위가 시작된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앞 잔디광장에 들어선 약 7m 높이의 대형 유리 온실 모양 ‘크리스마스 마켓’ 앞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추운 날씨에 패딩을 껴입은 방문객들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입장 예약을 기다렸다. 대기 예약을 끝낸 이들은 서둘러 롯데월드몰 안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하거나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1년 이상 준비한 이번 크리스마스 마켓을 앞세운 '연말 효과'로 국내 백화점 점포 수위권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앞 아레나 잔디광장에서 시작된 '크리스마스 마켓'에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사진=김유리 기자].

"뱅쇼 마시며 크리스마스 선물 쇼핑"

안으로 들어서자 몸을 녹이는 따뜻한 공기와 함께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보다 화려하면서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마켓 입구 독일 크리스마스 전문 상점 브랜드 ‘케테볼파르트’는 매장 앞에 대형 호두까기 인형을 준비해 방문객의 인증샷을 불렀다. 내부도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우는 와인잔·커틀러리 등 테이블 웨어를 할인가에 판매하는 ‘앙시’에도 쇼핑객이 모였다. 국내 브랜드 ‘롱보스컴퍼니’는 다양한 디저트 모양의 캔들을 선보이며 방문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즐길 거리도 다양했다. 오른쪽 트리 앞으로는 포토 박스에서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인화하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한 줄이 늘어섰다. 밝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은 이들은 인화된 사진을 들고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을 배경으로 다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음 달 16·19일에는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 마을에서 온 공식 산타클로스와 포토타임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입점한 독일 브랜드 '케테볼파르트'를 찾은 쇼핑객들이 수제 호두까기 인형 등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김유리 기자].

내·외부에 마련된 먹을거리를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프랑스 전통 크리스마스 디저트인 커다란 사과 모양의 ‘뽐 다무르’와 호박 수프, 빵, 쿠키 등 다양한 간식거리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마켓 하면 떠오르는 뱅쇼도 맛볼 수 있었다. 야외 데크에 자리 잡은 ‘카페인 신현리’는 ‘글루바인(뱅쇼)’과 함께 독일 정통 ‘뉘른베르크 소시지’도 선보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한쪽에선 붕어빵, 어묵, 귤 등 우리나라 겨울 대표 간식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마켓에는 총 25개 브랜드 상품 2000여종이 준비됐다.

장혜빈 롯데백화점 마케팅기획 팀장은 "이번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를 위해 백화점 주요 본부가 협업, 1년 이상 준비했다"며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5000원대 먹거리부터 크리스마스 선물과 장식, 액세서리, 와인, 베이커리 등 크리스마스와 연계한 개성 있는 테마 상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입점한 '롱보스컴퍼니'가 디저트 모양의 캔들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김유리 기자].

‘연말 효과’ 3조 바라보는 잠실 롯데

롯데·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관 장식으로 명동 일대가 ‘크리스마스 인증샷 성지’로 이름나자 잠실에선 초대형 크리스마스 마켓을 도입, 체험 요소를 더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 선보인 크리스마스 마켓 방문객은 하루 평균 1만명, 누계 20만명 이상이었다. 올해는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크리스마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롯데 잠실타운의 강점인 야외 부지 약 1983㎡(약 600평)를 활용, 지난해 대비 6배가량 규모를 키운 초대형 크리스마스 마켓을 다음 달 25일까지 선보인다. 무엇보다 마켓 입장을 예약한 후 시간을 보내기 위해 롯데월드몰과 에비뉴엘 등에 들러 쇼핑에 나선 방문객들의 파생 소비 효과가 백화점 전체의 연말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주요 타깃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부터 롯데월드몰 사업권을 넘겨받아 통합 운영하면서 ‘MZ 효과’ 극대화에 집중했다.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르디, 노티드 월드, 런던베이글뮤지엄, 블루보틀 등 기존 유통업체에서 유치하기 힘들었던 패션 브랜드와 식음료 매장 등을 잇달아 입점시키면서 올해 1~10월 롯데월드몰 매출 가운데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 역시 초대형 체험형 팝업스토어로 MZ 고객 발길을 모았다. 지난해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에 기존에 있던 왕관 조형물을 없애고 더 크라운이라는 젊고 럭셔리한 브랜드 팝업 공간을 새롭게 꾸민 점도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올해 초부터 새롭게 입점시킨 브랜드는 100개 이상이다. 팝업스토어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300여개의 새로운 브랜드가 잠실점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장식[사진제공=롯데백화점].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롯데월드몰 편입 효과 등을 등에 업고 연매출 2조5982억원을 기록, 백화점 점포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2조8398억원)과의 격차를 좁혔다. 올해 역시 매월 플러스 신장률을 기록한 잠실점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앞세운 연말 효과를 더해 연매출 3조원 고지도 넘본다는 포부다. 내년엔 잠실점 본관 리뉴얼로 힘을 보탠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에비뉴엘과 롯데월드몰뿐 아니라 주변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어드벤처와 함께 복합 단지를 형성하고 있어, 엔데믹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외국인 관광객 효과로 매출 추가 확대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올해 1~9월 기준,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50% 신장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앞 '크리스마스 마켓' 전경[사진제공=롯데백화점].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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