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사교육에만 연 400만원…"고3부모 등골 휘겠네"

진로·진학 컨설팅엔 연 108만원 지출해
"킬러문항 배제 외 대입 관련 대책 강화해야"

지난해 진로·진학 컨설팅 등을 받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연평균 100만원 이상을, 논술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약 4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3 학생, 진로·진학 컨설팅에 연평균 108만원…논술 사교육비는 연 396만원으로 3학년 때 '급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7일 교육부와 통계청의 '2022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진로·진학 학습 상담(컨설팅)에 참여한 학생 기준 사교육비는 한 달 평균 9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으로 환산하면 108만원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진로·진학 컨설팅은 1회에 수십만~수백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고3의 진로·진학 컨설팅 사교육비는 초·중·고 통틀어 가장 높다. 이를 이용하는 대부분 학생이 수시·정시 모집 지원을 위해 일회적으로 컨설팅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회당 사교육비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논술 사교육비도 전체 학년에서 고3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고3의 월평균 논술 사교육비는 33만원으로 초·중·고 전체 학년 중에 가장 많았다. 1년으로 환산하면 396만원인 것이다,

특히 논술 사교육비는 고1 때 월평균 17만3000원, 2학년 때 20만6000원에 그쳤다가 3학년이 되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고3 학생들이 수시 지원 등을 위해 논술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교육 입시 정보 부족해, 논술도 학교선 준비 안 해줘" vs "공교육 정보 활용하지 않은 것" 갑론을박

논술 대비 강의 듣는 학생들.

정부가 사교육비를 잡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을 밝혔으나, 지원 대학 원서를 작성하고 수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용하는 사교육이 여전한 셈이다.

이는 공교육에서 제공하는 입시 정보 등이 학부모나 학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학교 진로·진학 상담 때는 모든 학생을 다 챙겨준다는 느낌이 부족하고, 결국 학생·학부모가 각자 정보를 직접 찾아볼 수밖에 없다"며 "논술도 학교에서 준비해주는 것은 없는 것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3의 진로·진학 컨설팅, 논술 사교육비가 높은 배경으로 공교육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 포털이나 각 대학 입시 홈페이지에서 수능 점수를 환산하고 합격선도 확인할 수 있는 등 공교육에서도 많은 양의 입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비 지출 증가 흐름 11분기 이어져…빠듯한 살림살이에도 교육비는 늘려

한편 국내 가구의 교육비 지출 증가 흐름이 11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증가 흐름이 한 번도 꺾이지 않은 지출 항목은 교육이 유일했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소비지출로도 교육 지출은 11분기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

통계청의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0만8000원이었다. 이중 교육 지출은 25만6000원으로,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9.1%를 차지했다.

23만9000원이었던 작년과 비교하면 1년 새 7.0% 증가한 셈이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가계가 '빠듯한 형편'에 전체적인 소비를 줄이면서도 교육비는 늘렸다는 의미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