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취준생 'SNS 뒷조사' 논란…"합격 취소 시키기도"
"개인정보법 위반" 논란 심화
최근 일본에서 기업들이 입사지원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뒷조사를 위해 전문업체에 의뢰하는 일이 늘고 있어 논란이 일고있다. 기업들은 면접에서 드러나지 않는 모습을 발견해 채용 후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러한 조사 자체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커지면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최근 조사업체에 취준생 SNS 비밀계정을 조사해달라는 기업 의뢰가 부쩍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케이에 따르면, 도쿄에 위치한 한 조사회사 기업조사센터는 '비밀계정 조사 대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당 조사는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에 나온 생일, 출신 학교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원이 SNS를 찾아낸 뒤, 이곳에서 우려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1인당 1만6500엔(14만원)을 주고 이 서비스를 의뢰한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조사원들은 게시글을 일일이 확인해 이를 A부터 D등급까지 4단계로 평가한 결과를 기업에 보고한다. 지인들에게만 공개하는 SNS를 포함해 70%는 보통 '우려 없음'으로 A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미성년자 당시 음주 사진, 아르바이트 장소에서의 부적절한 동영상 등이 발견된 경우 B에서 D등급까지 평가를 한다. 유명인에 대한 집요한 비방, 직장 동료한테 '죽어라'라고 욕하는 게시물, 장난삼아 알몸으로 찍은 동영상 등도 발견된 경우가 있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서비스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해당 서비스를 3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이미 지난해 의뢰 건수는 6700명을 넘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의뢰는 IT, 금융업계 등 250곳으로부터 받았다. 100명 단위로 의뢰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노다 히로시 기업조사센터 사업부장은 "입사 후 트러블을 막기 위해 의뢰하는 기업이 많다. 면접에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채용 전에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며 "결과를 참고로 합격을 보류하는 기업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사업체 HRRT도 인터넷상의 정보나 SNS를 체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우려할 점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여러 활동에 임하고 있음" 등 긍정적인 요소도 기업에 함께 보고한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의뢰는 수백건 정도였으나 지난해는 1만건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의뢰가 늘었다.
니케이는 조사 의뢰가 늘어난 계기는 코로나19에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으로 보는 비대면 면접이 확산되면서 대면 면접보다 지원자들의 분위기나 인품을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NS 조사 의뢰가 부쩍 늘어나게 됐다. 이 밖에도 관심을 얻기 위한 악의적 영상 등을 올리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채용 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다만 일본에서도 이는 위법의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직업안정법에 따르면 채용 활동 시 개인 정보 수집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후생노동성도 "적성이나 능력과 관계없는 정보의 파악이나 신원조사는 취업차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지난 4월 채용 과정에서의 SNS 조사 상황을 파악한 결과, 3년 내 입사 시험을 치른 취업준비생 1000명 중 10%가 '채용 전형 과정에서 기업으로부터 SNS 조사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연합회는 "지원자의 동의를 형식적으로라도 얻어낸 기업들도 있지만, 학생들이 모르게 조사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쿠라시게 코타로 변호사는 "채용 과정에서의 SNS 조사는 스팸 동영상이나 발언 여부의 확인이 목적이기 때문에 신원 조사에 무조건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조사업체가 다른 사람의 계정을 지원자의 계정으로 오인하는 등의 문제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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