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극장 동점골'... 뒤바뀐 부산과 김천의 운명

심재철 2023. 11. 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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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리그2] 승점 1점 차로 김천 상무 역전 우승, K리그1 승격

[심재철 기자]

 부산 아이파크 김찬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4년 만에 K리그1 무대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기회, K리그2 우승 시상식까지 만반의 준비를 끝낸 부산 아이파크였지만 눈앞에서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후반전 추가 시간 4분 44초에 동점골을 얻어맞고 쓰러질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5764명 부산 홈팬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고 눈물을 흘리는 서포터즈도 여럿 보였다. 어웨이 팀 충북 청주 FC의 고춧가루는 정말 맵고 씁쓸한 맛이었다.

박진섭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가 26일 오후 3시 부산 아시아드에서 벌어진 2023 K리그2 충북 청주 FC와의 홈 게임에서 후반전 추가 시간에 터진 충북 청주 골잡이 조르지의 극장 동점골 때문에 1-1로 비겨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K리그1 최종 11위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2024 K리그1에 곧바로 승격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김천 상무의 역전 우승 드라마

일요일 오후 3시 K리그2 마지막 라운드 여섯 게임이 동시에 열렸고, K리그 팬들의 관심이 두 게임에 특히 집중됐다. 먼저 골 소식이 들려온 곳은 김천 종합운동장이었다. 37분 3초에 김천 상무 미드필더 김현욱이 놀라운 방향 전환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왼발 골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유현이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받은 김현욱이 서울 E랜드 수비수 이상민과 이인재를 차례로 따돌리는 순간은 모두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김현욱의 골은 끝내 이 게임 결승골로 찍혔다. 같은 시각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와 충북 청주 FC의 게임에 큰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이 마지막 라운드 직전까지 1위였던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후반전에 부산 아이파크도 골을 터뜨렸다. 어정원의 결정적인 스탠딩 헤더슛이 충북 청주 FC 골문 오른쪽 기둥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지만 곧바로 홈팬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충북 청주 정진욱 골키퍼의 킥 실수를 놓치지 않고 페신의 왼발 인사이드 킥이 68분 30초에 정확하게 왼쪽 구석으로 굴러들어간 것이다. 라마스의 원 터치 왼발 스루패스 타이밍이 일품이었다.

이 두 게임이 모두 홈 팀의 1-0 점수판 그대로 끝난다면 순위가 바뀌지 않고 부산 아이파크가 준비한 시상식과 우승 세리머니가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전 추가 시간 불길한 기운이 부산 아시아드 상공을 감싸고 돌았다.

충북 청주의 키다리 골잡이 조르지의 극장 동점골이 추가 시간 4분 44초에 거짓말처럼 부산 아이파크 골문 오른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김명순이 오른쪽에서 날카롭게 감아올린 크로스를 향해 조르지가 긴 다리를 뻗어올려 오른발로 기막히게 차 넣었다. 이 오버 헤드 킥 골이 갈라놓은 운명은 그대로 전파를 타고 김천 종합운동장으로 전달됐다. 

부산 아이파크보다 조금 먼저 종료 휘슬 소리를 들은 김천 상무 선수들은 최종 2위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표정이었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충북 청주의 믿기 힘든 극장 동점골 소식을 들었고, 끝내 1-1 점수판으로 그 게임이 끝나자 서로 뒤엉켜 K리그2 역전 우승은 물론 2024 K리그1 승격의 감격을 맘껏 나눴다.

반면에 부산 아시아드 분위기는 침울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에 도착한 K리그2 우승 트로피가 거짓말처럼 경북 김천으로 날아가 버렸으니 부산 아이파크 구성원들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정도였을 것이다.

이런 대반전 시나리오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축구팬들은 이 놀라운 역전 스토리가 정말로 이루어지는 것을 실감하고 많이 놀랐다. 그렇다고 해서 K리그 시즌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니라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숨가쁜 보너스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극적으로 역전 우승의 뜻을 이룬 김천 상무를 제외한 K리그2 상위 팀들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 하위 팀들과 2024 시즌 운명을 결정하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험난한 마지막 일정을 바로 따라잡아야 한다.

K리그2 최종 4위 경남 FC와 5위 부천 FC 1995는 오는 29일(수) 창원 축구센터에서 준플레이오프 게임을 뛰어야 하며 여기서 이긴 팀(비길 경우 4위 팀에게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최종 3위에 오른 김포 FC와 플레이오프 게임(12월 2일, 김포 솔터구장)으로 만난다. 이 게임도 비길 경우 더 순위가 높은 김포 FC가 최종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되는 시스템이다.

12월 2일(토) 오후 2시 동시에 시작하는 K리그1 파이널 B그룹 게임을 통해 부산 아이파크의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 팀이 결정되기에 어쩌면 부산 아이파크의 박진섭 감독은 수원 빅 버드(12위 수원 삼성 블루윙즈 vs. 10위 강원 FC)로 출장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2023 K리그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가장 아슬아슬한 일주일이 남았다.

2023 K리그2 마지막 라운드 결과(11월 26일 오후 3시, 왼쪽이 홈 팀)

부산 아이파크 1-1 충북 청주 FC [골 : 페신(68분 30초,도움-라마스) / 조르지(90+4분 44초,도움-김명순)]

김천 상무 1-0 서울 E랜드 FC [골 : 김현욱(37분 3초)]

2023 K리그2 최종 순위
1위 김천 상무 71점 22승 5무 9패 71득점 37실점 +34 → 2024 K리그1 승격
2위 부산 아이파크 70점 20승 10무 6패 50득점 29실점 +21 → K리그1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

3위 김포 FC 60점 16승 12무 8패 40득점 25실점 +15 → K리그2 플레이오프(홈 게임)
4위 경남 FC 57점 15승 12무 9패 54득점 42실점 +12 → K리그2 준플레이오프(홈 게임)
5위 부천 FC 1995 57점 16승 9무 11패 45득점 35실점 +10 → K리그2 준플레이오프(어웨이 게임)
6위 FC 안양 54점 15승 9무 12패 58득점 51실점 +7
7위 전남 드래곤즈 53점 16승 5무 15패 55득점 56실점 -1
8위 충북 청주 FC 52점 13승 13무 10패 37득점 42실점 -5
9위 성남 FC 44점 11승 11무 14패 43득점 50실점 -7
10위 충남 아산 FC 42점 12승 6무 18패 39득점 46실점 -7
11위 서울 E랜드 FC 35점 10승 5무 21패 36득점 54실점 -18
12위 안산 그리너스 FC 25점 6승 7무 23패 40득점 72실점 -32
13위 천안 시티 FC 25점 5승 10무 21패 33득점 62실점 -29

2023 K리그2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승강 플레이오프 일정
준플레이오프 ☆ 경남 FC - 부천 FC 1995 (11월 29일 수요일, 창원 축구센터)
플레이오프 ☆ 김포 FC - 준플레이오프 승리 팀 (12월 2일 토요일, 김포 솔터구장) 
승강 플레이오프1 ☆ 부산 아이파크 - K리그1 11위 팀 (홈 & 어웨이)
승강 플레이오프2 ☆ 플레이오프 승리 팀 - K리그1 10위 팀 (홈 & 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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