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김강민 예우…SSG는 못 했고, 한화는 했다
차승윤 2023. 11. 27. 08:05
한화 이글스가 김강민(41)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림'을 깔끔하게 그려냈다.
한화는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강민이 포함된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23년 동안 원클럽맨이었던 김강민의 커리어에 두 번째 구단명이 새겨진 순간이다.
한화는 앞서 22일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4라운드 22순위로 지명했다. SSG 랜더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를 영입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선수도, 구단도, 양 팀 팬들도 불편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절차를 밟았다.
한화는 지명 당일 김강민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선수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튿날 손혁 한화 단장이 전화로 교감을 나눴다. 김강민은 24일 한화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구단 측에 선수 생활 연장 의사를 전달했다. 손혁 단장은 이 자리에서 베테랑 김강민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고 결국 설득에 성공했다.
한화는 이번 영입에서 김강민의 기량, 즉 미래 가치를 꾸준히 강조했다. 여전히 1군에 대타, 대수비로 자리가 있는 건 물론 선발 출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선수 생활 연장을 고민했던 김강민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 한화는 김강민이 써온 SSG 팬들을 향한 손 편지도 함께 전달했다. 'SSG 레전드' 김강민의 정체성이 망가지는 일 없이 한화 유니폼을 입혔다.
한화와 달리 SSG는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그림을 그려내지 못했다.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수는 있었으나 그 후 대처가 문제였다. '은퇴해야' 은퇴 경기를 치르고, 영구결번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와 여론만 악화시켰다.
김강민은 SSG에서 23년을 뛰었다. 한화에서 1~2년을 뛰더라도 SSG 구단이 프랜차이즈 스타의 가치를 지켜주는 건 어렵지 않다. KBO리그와 달리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이적한 레전드 선수들도 친정팀의 존중을 받곤 한다. 이적 발표가 나오면 구단은 가장 먼저 "고마웠다"고 메시지를 발표한다.
상대 팀으로 만나도 마찬가지다. 더 큰 계약을 좇아 LA 에인절스로 갔던 알버트 푸홀스는 은퇴 시즌 친정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돌아와 홈팬들의 뜨거운 애정을 받고 은퇴했다. LA 다저스에서 부상 제외 4시즌만 뛴 류현진도 올 시즌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해 옛 친정팀의 환영을 받았다.
영구결번만 네 명인 한화는 레전드 선수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 알았다. 잡음을 최소화해 상대 프랜차이즈 스타를 영입했다. 반면 SSG는 마지막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유망주 1명은 지켰을지 몰라도, 팀을 향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 레전드를 향해 제대로 된 이별 인사조차 하지 않은 탓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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