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내가 김건희 특검 지명되는 기적 생긴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다"
[이병한 기자]
▲ "12월 19일 징계 취소 소송 2심 판결에 윤석열의 운명이 걸려 있다. 만약 1심과 같은 결론이 난다면, 이제 징계 문제가 아니고 형사 문제로 진입하게 된다. 정치적으로 이제 대통령 자격이 없게 되는 거다." 이성윤 검사장은 오마이TV와의 두번째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판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권우성 |
오는 30일~12월 1일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중앙지검장 시절 악착같이 버텨서 오늘날 (김건희) 특검까지 온 것"이라며 "내가 특별검사로 지명되는 기적이 생긴다면, 소명으로 여기고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작을 한 사람으로서 끝을 보고 싶다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 사건은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관련이 되고 주가조작에 김건희씨의 계좌가 이용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김건희씨가 주가 조작의 공범이냐 아니냐가 핵심"이라고 사건의 성격을 규정했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은 2020년 본격적으로 불거졌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이 검사장은 이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다. 이 검사장이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인 2021년 후반부터 주가조작의 공범들이 차례로 기소되어 법정에 세워졌다. 하지만 김 여사에 대해서는 기소는커녕 지금까지 조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봐주기 의혹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이다.
▲ 이성윤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
ⓒ 오마이TV |
"본질적으로 살아있는 권력 수사... 내가 악착같이 버텨서 특검까지 온 것"
"수사비 없어서 대출 생각까지... 윤 총장 사리에 맞지 않는 지시 거부하면 정치검사로 몰아"
"과거 살권수 주장하던 검사들, 지금 다 어디 숨었나"
"당시 옆 건물(대검)에 윤석열 총장이 눈을 퍼렇게 뜨고 살아있죠. 나는 중앙지검장으로서 부장검사 인사권도 없었다. 또 대검에서 수사비를 충분히 주지 않으면 그 수사 부서에 수사비도 줄 수 없었다. 심지어는 내가 대출을 받아가지고 수사비를 줘야 하나 이렇게 생각할 정도였다. 또 윤 총장은 사리에 맞지 않는 지시를 나에게 많이 했는데,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언론에서는 '이성윤 항명' 이렇게 주장하며 나를 정치검사로 몰아갔다. 그래서 나는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은 거부하면서, 수사검사를 불러서 일일이 확인하고 설득하고, 지시보다는 설득하는 과정이 중앙지검장이 하는 일이었다."
이 검사장은 "주가조작 사건은 제일 중요한 게 계좌분석과 자료확보"라며 "이 부분을 우리가 주로 했고, 이게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인 검사는) 인사 이동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료를 확보해 놓고 분석해 놓고, 인사이동이 있더라도 후임자가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공범이 기소가 되고 오늘날 특검 과정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검사장은 자신의 특별검사 지명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그저 레토릭(수사학)이 아니라, 실제 기적에 가깝다. 패스트트랙을 거쳐 현재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 있는 '김건희 특검법안'(이은주 정의당 의원 안)에 따르면 여당을 제외한 야당이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게 되어 있는데, 그 대상자가 변호사로 한정되어 있다. 현직 검사 신분인 그가 추천되기 위해서는 본회의 통과 전에 법안이 일부 수정되어야 한다. 또한 설사 그런 과정을 거쳐 추천인 2명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그를 최종 지명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언론에 보도되는 걸 보면, 구체적으로 이용된 계좌가 특정이 됐고, 관련 이익이 얼마인지 특정이 됐고, 또 관련자 사이에서 문자 내용도 나왔다. 그렇게 본다면 특검이 되면, 성역 없이 수사가 되면, 확실한 물증도 나오고 관련 사실관계가 명확해지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이 사건을 대하는 현 검찰에 대해 "대선 이후에 친 윤석열 검사들이 장악하고 있어서 수사 의지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국민들이 이렇게 원하고 있는데 어떤 반대되는 처분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사건은 검찰이 정말 살권수(살아있는 권력 수사)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과거에는 친윤 검사 중에서도 살권수를 주장하는 검사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했던 검사들이 지금 다 어디에 숨어있는지 참 모를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적으로 대통령 자격이 없어지는 것... 소추는 안되도 수사는 가능"
"우리 사법부가 '패소할 결심'에 흔들릴만큼 유약하지 않아"
▲ "주가조작 사건은 검찰이 정말 살권수(살아있는 권력 수사)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거에는 친윤 검사 중에서도 살권수를 주장하는 검사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했던 검사들이 지금 다 어디에 숨어있는지 참 모를 일이다." 이성윤 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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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연호가 묻다' 하일라이트 현직 검사인 이성윤 지검장은 2023년 11월 26일 밤 공개된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 인터뷰에서 "오는 12월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끊어진다"고 충격적 예언을 했다. ⓒ 오마이TV |
"이 사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서는 내가 보기에 검찰의 공소장과 같은 의미라고 본다. (1심)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한동훈 관련된 수사 및 감찰을 막기 위해서 윤 총장이 해서는 안되는 직권을 행사했다는 거다. 2심에서 만약에 1심과 같은 결론이 난다면, 그것을 (법원이) 받아들인 결과가 된다. 그러면 이제 징계 문제가 아니고 형사 문제로 진입하게 되는 거다. 직권남용이 그렇다."
그는 "(정치적으로) 이제 대통령 자격이 없게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헌법상 소추는 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사기관에서 수사는 할 수 있다, 또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거나 대통령이 아닐 때 당연히 수사를 해서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소위 '패소할 결심'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2020년 12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정직 2개월 징계에 맞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징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2021년 10월 14일 1심 재판부(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징계사유(재판부 분석 문건,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가 타당할 뿐 아니라 정직 2개월이 오히려 가볍다고 판결했다. 이후 정권이 바뀌어 한 장관이 당연직 피고가 되면서 1심에서 승소했던 변호사들을 교체하고 매우 소극적으로 2심에 임해 뒷말이 무성하다. ( [관련기사] '원고 윤석열-피고 한동훈' 재판에서 벌어지는 일들 https://omn.kr/23egs )
이 검사장은 2심 판결 전망으로 "1심 판결이 유지될 것"이라며 "당시 (윤 총장의) 중대 비리 혐의가 명백하고, 또 1심 판결이 너무 명확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렇게 흔들릴 정도로 유약하지는 않다"면서 "진실은 살아있는 것이다, 법원도 진실에 맞게 판결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나도 윤석열 사법연수원 동기이고, 같은 반 같은 조였다. 30년 간 잘 알고 있어서 측근 중에 최측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을 보면 내가 정치검사가 아니라는 반증이 된다." 이성윤 검사장의 말이다.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오른쪽) 취임식에 이성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왼쪽)이 참석해 나란히 사진이 찍힌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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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검사장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입으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뿐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양심의 자유"를 말했다.
"어떤 분이 제 인터뷰를 쭉 다 봤다면서 왜 대통령이라는 말을 안 쓰느냐 묻더라. 이건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과거 조선시대 사육신 성삼문이 수양대군을 향해서 '나리'라고 했지 '전하'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 않은가. 내 심정이 그런 심정이다."
- 양심의 자유에 따르자면 윤석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부르기 힘들다?
"그렇다."
그는 최근 법무부 징계위에 또 회부됐는데, 그 사유 중 하나가 지난 5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중학교 2학년 같다"고 표현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이 검사장은 "검찰 내 표현의 자유"라며 "검사들이 그 정도 표현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 [5월 첫번째 인터뷰] 이성윤의 분노 "윤석열은 정치적 야망 위해 검찰을 제물로 팔아먹었다" https://omn.kr/244ev )
"정치검사라는 게 해바라기처럼 권력을 좇는 검사를 얘기할 것이다. 그럼 내 처지를 보라. 내가 정치검사라면 이런 상황에 있을까? 징계 3건, 수사 1건, 재판 1건 받고 있다. 과거 윤석열 총장 청문회 때 그렇게 비판했던 사람들이 지금 한 자리씩 다 차지하고 있다. 나도 윤석열 사법연수원 동기이고, 같은 반 같은 조였다. 30년 간 잘 알고 있어서 측근 중에 최측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을 보면 내가 정치검사가 아니라는 반증이 된다. 정말 정치검사는 윤석열 총장이다. 왜냐하면 중앙지검장에서 고검장을 건너뛰고 총장으로 바로 벼락출세한 검사다."
그는 정치권 진출 의향을 묻는 질문에 "그런 권유가 왜 없겠는가"라면서도 "그런데 나는 정말 윤석열 전 총장 관련 특검이 통과되고 그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는 걸 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징계, 재판, 수사에 대응하기도 바쁘다, (정치권 진출을) 따로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 "과거 조선시대 사육신 성상문이 수양대군을 향해서 '나리'라고 했지 '전하'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 않은가. 내 심정이 그런 심정이다." 이성윤 검사장은 인터뷰에서 '검사의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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