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전 수석’ 김지현 “우승하고 멋있게 은퇴하겠다”
‘K-10 클럽’ 가입, 명품 아이언 샷 장착
국내서 체력 훈련, 내년 1월 미국 전훈 출발
“아직 자신 있다. 꼭 부활해 우승하겠다”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도 자신 있습니다.”
김지현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지난해 10년 연속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서 활동한 선수가 가입할 수 있는 ‘K-1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 성적이 부진해 투어 카드를 잃었고, 지난 17일 전남 무안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지옥의 레이스’ KLPGA투어 시드 순위전 본선에서 수석 합격해 극적으로 부활했다. 그는 2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며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지현은 ‘수석 출신’이다. 2009년 시드 순위전에서 49위에 올라 조건부 시드를 받고 이듬해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1년 만에 드림(2부)투어로 떨어져 고생하다가 2012년 시드전에서 1위를 차지해 당당하게 1부투어로 돌아왔다. 이후엔 승승장구다. 메이저 1승 포함 통산 5승을 수확했다. 정규투어 337개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은 34억5604만5360원이다.
전성기는 3승을 쓸어 담은 2017년이다. 4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125번의 도전 만에 정상에 오른 뒤 6월 S-OIL 챔피언십과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2연승을 거두는 신바람을 냈다. 당시 상금 1위(7억8997만2341원), 대상 포인트 6위(308점), 평균타수 6위(70.75타)다. 그러나 2019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박인비 등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우승한 이후 ‘트로피 가뭄’에 시달렸다. 3차례 준우승이 전부다.
김지현은 올해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32개 대회에 나섰지만 ‘톱 10’이 없다. 지난 9월 메이저 대회 KB금융 챔피언십 공동 14위가 최고 성적이다. 무려 10차례 ‘컷 오프’, 2차례 기권했다. 상금랭킹 64위(1억4540만원)에 그치며 풀 시드를 받을 수 있는 60위 안에 진입하지 못했다. 김지현은 지난 12일 시즌 최종전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친 뒤 기권했다. 시드전을 위해 무안행을 선택했다. 김지현은 “사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대로 골프를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며 “다시 우승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 은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김지현은 시드전에서 발군의 기량을 자랑했다.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냈다. 그는 “투어 경험이 많다 보니 긴장되기보단 자신감이 컸다”면서 “평소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샷이 잘 돼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지현은 “시드전을 통과한 뒤 많은 분이 연락을 주셨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부모님께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저를 믿고 기다려 주셨다”고 울컥했다.
김지현은 명품 아이언 샷이 주무기다. 좀처럼 페어웨이와 그린을 벗어나는 일이 없다. 2017년 그린적중률 1위(79.46%)를 차지했다. 2016년 5위(78.09%), 2018년엔 9위(76.85%)다. 김지현은 아마추어 골퍼가 아이언을 샷을 잘 할 수 있는 조언도 했다. 그는 “빈스윙을 많이 하면 좋아진다. 클럽을 타이트하게 선택하지 말고 반 클럽 넉넉히 잡고 부드럽게 스윙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현은 이번 시즌 ‘컷 오프’가 많았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작년보다 올해 더 좋아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면서 “성적이 나지 않으니까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급 루키’들이 등장하는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거리 차이가 있지만 체력에선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도 우승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지현은 당분간 국내에서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다. 내년 시즌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체력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1월 미국으로 훈련을 떠난다. 박결, 허다빈, 안지현, 이슬기2 등 후배들과 전지훈련을 함께한다. 김지현은 “비시즌 동안 체력과 아이언의 정확도를 높일 생각이다. 클러치 퍼팅 연습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지현의 내년 각오는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기’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톱 10’ 진입이 목표다. 그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다시 시드전을 통과할 수 있었다. 꼭 재기해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지현은 “아직 사귀는 사람은 없다. 우승한 뒤 때가 되면 좋은 인연과 결혼도 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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