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힘쎈여자 강남순’ 통해 느낀 ‘쾌감’ [D:인터뷰]
배우 김정은이 ‘힘쎈여자 강남순’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B급 감성을 표방하는 코믹 연기부터 세상을 구하는데 앞장서는 정의로운 면모까지. 그간 쌓은 내공을 마음껏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랜만에 복귀한 김정은 또한 이 같은 관심에 감사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꼭 맞는, 건강한 작품과 캐릭터로 다시 사랑을 받을 수 있어 행복했다. 황금주를 비롯한 3대 모녀의 시원한 활약이 시청자들은 물론, 김정은에게도 남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김정은은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내용의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강남순(이유미 분)의 엄마이자 강남 전당포 골드블루 대표 황금주 역을 맡아 극의 중심에서 활약 중이다.
전작 ‘나의 위험한 아내’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그는 다소 코믹한 면모로 작품의 B급 감성을 살리는가 하면, 거침없이 액션도 소화하며 시원함을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힘쎈’ 3대 모녀가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 이를 통해 과거 로맨틱 코미디 퀸으로 활약한 김정은의 내공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제는 현장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코미디의 소중함을 알았다. 과거에는 이게 제 매력이라는 걸 곧이곧대로 못 받아들인 것 같다. ‘나 다른 것도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게 내 무기라는 생각을 못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젊고 어렸으니 편협한 생각을 한 것 같다. 그게 얼마나 소중한 일이고, 나의 장점이었는지 그걸 싫다고 했는지 후회가 되더라. 제의가 왔을 때 코미디에 건강한 이야기라는 게 좋았다. 작년 9월만 해도 TV에 장르물이 많았다. 재밌었지만 기분 좋은 코미디물은 많이 없었다. 나도 웃긴 걸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웃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힘쎈여자 강남순’의 황금주는 자존감 드높은 한강 이남 최고 현금 졸부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직진하는 인물이다. 다만 지나치게 화려한 의상에, 때로는 다소 강압적인 모습으로 주변인들을 휘두르곤 한다. 이를 과하지 않고, 또 밉지 않게 표현하며 황금주의 매력을 부각하기 위해, 김정은은 수시로 대화를 하며 섬세하게 톤을 잡아나갔다.
“평범한 이야기보다 코미디는 더 어려운 것 같다. 나 혼자는 할 수 없다. 코미디가 자칫 오버를 하게 되면 보는 사람들이 눈을 찌푸리게 된다. 그게 무서워서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리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그런 면에서 붙잡고 간 사람이 감독님이다. 코미디를 잘하신다. 너무 위로가 되고 힘이 된 게, 디렉션을 날 것으로 주고받기를 원했다. 사실 현장이 아닌 TV로 시청자들이 볼 때 괜찮아야 한다. 늘 ‘괜찮으니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해달라’라고 했다. ‘이상해요? 꼰대 같아?’ 이런 걸 많이 물었다. 나는 0으로 시작하고 감독님 이야기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오랜만에 선보인 코믹 연기는 물론, 작품의 중심에서 이유미, 김해숙 등과 함께 활약을 펼친 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한때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백마 탄 왕자에게 의존하는 여성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고, 김정은 또한 이 같은 작품에서 사랑을 받았지만 때로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었다. 지금은 주체적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더욱 즐거웠다.
“제가 뿌듯했던 건 강봉고가 황금주에게 늘 ‘투 머치’라고 늘 하지 않나. 좀 과해 보이고, 의상도 굉장히 화려하고. 물론 의도가 그랬던 것이다. 근데 저는 굉장히 러블리하고, 백마 탄 왕자에 의해 도움을 받는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그게 반갑지만은 않다. 저도 나이가 있으니까. 그래서 이번 캐릭터가 어떨까 걱정도 했는데, ‘카리스마 있다’, ‘섹시하다’라는 말을 들어 너무 좋다. 이제 귀여운 걸 안 하고 싶다. 이런 걸로 밑어 붙이겠다. 뿌듯하고 행복하다. 감독님, 작가님이 도와주신 결과였던 것 같다. 슈트 제작이나 이럴 때도 진심으로 공을 많이 들였었다. 이제 내 나이에 맞는 걸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쉼 없이 연기하던 2000년대를 지나, 공백기를 가지면서 여유를 찾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대로였다. 이러한 시간들을 거치며 한층 여유가 생기고 또 성숙해진 만큼, 이를 연기에 녹여내며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안에서 벗어나서 조금 쉬고, 그러다 보니 느낀 게 있다. 옛날엔 너무 쉼이 없이 일했다. 결혼하고 놀러도 많이 다니고 홍콩에도 있고. 그러다 보니 대본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지기도 했다. 이민 간 줄 아시는 분도 있다. 물론 저는 행복했던 게 너무 치열한 2, 30대를 살았기 때문에 지금 좀 여유로운 게 좋다. 그런데 나도 배우이고, 사람인지라 너무 좋은 드라마를 보면 피가 끓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면서 소중한 기분이 드는 거다. ‘이런 장점이 있었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네’ 이런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드니까 성숙한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힘을 빼고 놓는 게 쉽지는 않다. 카메라가 있으면 ‘내가 해야지’라는 자세가 있었다. 이번에도 그랬는데, 힘을 빼 보니 그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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