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반토막…원금까지 날아갈 판" 홍콩 ELS 폭탄 터지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임박하면서, 금융당국이 긴급 실태 조사에 나섰다.
![홍콩증권거래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11/26/akn/20231126192703794htao.jpg)
은행과 증권사 등이 관련 상품을 판매할 때 손실 가능성, H지수 변동성 등을 충분하게 설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부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수익률 기준 지표)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최근 수년간 팔아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사실상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판매 규모가 큰 KB국민은행에서는 금감원 은행검사1국의 현장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출장 조사는 다음 달 1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판매 은행에 대해서도 서면 조사 방침을 정한 상태다. 증권사 중에서도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당국이 일제 조사에 들어간 것은 홍콩H지수 연계 ELS 가입자 손실이 내년부터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H지수는 2021년 초 1만∼1만2000에 이르다가 현재 40∼50%에 불과한 6000까지 추락했다. 현재 중국 경기로 미뤄 뚜렷한 반등을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부터 손실이 속속 확정되면, 결국 '불완전 판매'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LS는 전문가들도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인데도, 단순히 '시중금리+α'를 기대할 수 있는 예금 상품인 것으로 인식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수 조원대가 판매된 만큼 '원금 손실 위험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민원과 분쟁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 당국 역시 조사 단계에서부터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자료와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 은행권은 예상하지 못한 H지수 급락에 따른 대규모 ELS 손실에 당황하면서도, 과거 펀드 사태와 달리 불완전 판매 등 위법 행위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부터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사태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규가 까다로워졌다.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KB국민은행은 관련 법규에 따라 현재 ELS를 팔 때 판매 과정을 녹취하고 있다. 특히 고령 투자자의 경우 투자성향 분석 과정까지 모두 녹취로 남겨야 한다.
가입상품 위험등급, 원금손실 가능성 등에 대한 이해 여부도 고객으로부터 자필 또는 녹취를 받아 확인을 거친다. 고객은 ELS를 대부분 디지털 서식으로 가입해 확인 누락 등의 가능성도 작고, 은행은 최종 가입 의사를 확인한 이후에도 7일간 청약 철회 기간을 둔다.
은행 본점이 모든 ELS 상품 가입자에게 전화로 상품 가입 의사와 판매직원의 설명 여부 등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 내부에서조차 결국 H지수 ELS 관련 불완전 판매 논란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업계의 경우 ELS 판매 경로의 약 80%가 '비대면 채널'이라는 점이 변수다. 증권사들은 불완전 판매가 주로 창구 직원의 설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증권사 판매 ELS가 이 문제에서 벗어난다고 주장한다. 간단하게 고위험 상품 가입이 가능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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