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은퇴 나이 평균 55세, 노후 최소생활비는 월 251만원"
'적정생활비'는 월 369만원
절반 이상, 노후 준비 시작 못해
한국인들이 은퇴하는 나이는 평균 55세로, 한국 가구가 노후에 필요한 최소생활비는 월 251만원이며 적정생활비는 월 369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6일 '2023 KB골든라이프 보고서'를 통해 한국 가구의 노후 준비 상황 등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월3일부터 1월 27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0~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한국 가구는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건강(35.7%)과 경제력(30.1%)을 꼽았다. 은퇴 전 가구(35.2%)보다 은퇴 후 가구(40.7%)가 ‘건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1인 가구(31.3%)는 부부가구(29.0%)보다 ‘경제력’을 중요한 요소로 꼽은 가구가 더 많았다.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감은 연금 유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주된 일자리가 있는 ‘현역 가구’와 부부 중 1명 또는 2명 모두가 주된 일자리를 찾고 있는 ‘반퇴가구’ 모두에서 연금을 보유한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노후생활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희망 은퇴 나이는 평균 65세였으나 실제 은퇴하는 나이(평균 55세)는 이보다 10년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절반(52.5%)을 넘었다. 경제적 준비를 시작한 경우 그 시기는 평균 45세로 2018년 조사(44세)와 비교해 늦어졌다.
노후 기준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을 위한 비용인 ‘최소생활비’로는 가구당 월 251만원, 기본적인 의식주 이외 여행, 여가 활동, 손자녀 용돈 등을 줄 수 있는 '적정생활비'로는 월 369만원을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현재 가구가 가진 소득과 지출, 저축 여력 등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노후생활비로 준비할 수 있는 금액은 월 212만원으로 나타나 적정생활비의 57.6% 수준이었으며, 최소생활비에도 못 미쳤다.
노후 조달가능생활비를 준비할 때 활용하는 방법은 '국민연금(86.8%)', '개인연금(58.7%)', '이자와 금융상품 원금 등 금융소득(55.9%)', '퇴직연금(54.1%)', '사학·군인·공무원연금(49.1%)' 등으로 나타났다.
부부가구의 노후 준비 상황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노후생활 준비 정도를 1점(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에서 7점(매우 잘 준비되어 있다)으로 측정했을 때 ‘자녀가 있는 부부가구’의 노후생활 준비 정도는 3.89점으로 ‘자녀가 없는 부부가구’의 3.48점보다 더 높았다.
‘자녀가 없는 부부가구’는 평균 3.1개의 연금을 보유해 ‘자녀가 있는 부부가구’의 2.3개보다 많았으며, 향후 ‘주택 연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은 26.8%로 ‘자녀가 있는 부부가구’의 18.5%보다 높았다.
노후 거주지 선택과 관련해서는 은퇴 전 가구의 경우 노후 거주지의 주요 인프라로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65.7%)'을 꼽았다. 은퇴 후 가구는 은퇴 전 거주지에서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42.6%) 나타났다.
고령자가 이제까지 살아온 지역 사회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어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In Place)'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6.2%가 동의했으며, 내 집에서 노후를 보내는 데 있어 가장 큰 걱정 거리는 ‘배우자나 가족 간병’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5%였다.
'실버타운' 거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답변이 많았다. 응답자의 60.7%가 거주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여성(68.9%)이 남성(54.5%)보다 거주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기대 수명 연장, 부양 의무에 대한 인식 변화, 가구 유형 다양화 등으로 맞춤형 노후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노년기에도 살던 지역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니즈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주택 신축이나 개조 등을 허용하는 제도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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