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성공적인 다음 시즌을 위해…포항과 대구, 어린 선수들과 월동준비

김희준 기자 2023. 1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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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제(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포항] 김희준 기자= 시즌 말미에 들어서면 모든 경쟁에서 조금씩 비켜선 팀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올 시즌 파이널A에서는 일찌감치 울산현대가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경쟁 정도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25일 치러진 포항스틸러스와 대구FC 경기는 ACL 경쟁과도 관계 없는 팀들의 맞대결이었다. 포항은 지난 4일 FA컵 우승을 거머쥐며 2024-2025시즌 ACL 엘리트(ACLE) 진출을 확정지었고, 대구는 파이널A 최하단에 위치해 ACL2 진출도 노려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시기는 소위 붕 뜨는 기간이 될 수도 있지만, 다음 시즌을 대비하는 모의고사로 활용하기에 더없이 적합하다. 남은 경기 결과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실험적인 전술 운용이나 선수 기용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날 포항은 어린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홍윤상과 김준호는 물론 지난 경기 선발로 나섰던 강현제와 윤재운도 다시금 기회를 잡았다. 그들을 시험해보기 위함만은 아니었다. 현재 공격진 전반에 걸쳐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어린 선수들을 발탁해야만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대구는 큰 변화 없이 경기에 임했다. 그렇다고 포항에 비해 어린 선수들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올 시즌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황재원과 박세진이 변함없이 선발로 나왔고, 지난 시즌부터 1군에서 활약한 이진용을 비롯해 경험이 적은 김희승과 이종훈까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렸다.


이호재(왼쪽), 조재훈(이상 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결과를 좌우한 건 양 팀 어린 선수들이었다.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포항 조재훈이 주인공, 마찬가지로 후반에 교체 투입된 김희승이 악역이었다. 후반 42분 조재훈이 대구 수비가 걷어내려던 공을 끊어내 결정적인 상황을 맞이했는데 드리블은 좋았으나 슈팅 타이밍을 놓쳐 기회를 놓치는 듯했다. 조재훈은 다시 골문 앞에서 공을 잡아보려 했고, 김희승이 조재훈을 막아세우려다 뒤에서 밀어 넘어뜨렸다.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호재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해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재훈을 향해 "재훈이는 2년 전에 데뷔를 했고, 간간이 출전 기회를 주면서 성장시키려 한다"고 한 다음 "어린 선수들이 이런 경기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뿌듯하게 생각한다.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 부상자가 많아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데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단단한 팀에 대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며 유망주들이 성장해 기존 주전들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바랐다.


최원권 대구 감독은 패배에도 어린 선수들을 독려했다. 박세진을 콕 집어 올 한 해 거둔 성과에 대해 칭찬한 다음, 완성된 선수가 아닌 성장해야할 선수임을 스스로 알아야 발전할 수 있다며 채찍질도 했다.


최 감독은 이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모험까지 걸었다. 지난 광주FC와 경기에서 2명만 바꿀 정도로 보수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때가 종종 있는데, 이 경기에서는 경기 막판 김희승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과감한 교체를 단행했다. 이와 관련해 스스로도 "경기 흐름 상으로는 교체를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어린 선수에게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교체를 진행했다고 시인했다.


김희승(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만큼 다음 시즌을 함께할 원석을 가리고 싶어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서도 "희승이나 종훈이, 세진이, 재원이, 진용이 이런 어린 선수들을 보고 싶다"며 "희승이나 종훈이는 이번 경기나 인천 경기에 웬만하면 기회를 주려고 한다. 이 선수들의 가능성을 봐야 되고 내년에 함께 가야 하는 근거도 찾아야 한다. 계속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구상에 유망주의 성장이 필수적이라는 말이었다.


물론 동계 전지훈련 기간에 시즌 계획을 바꾸게 만드는 변수는 많다. 기존 선수들의 이탈이 대표적이다. 포항의 믿음직한 풀백 박승욱은 군 복무를 위해 김천상무로 향하고, 주포였던 제카는 해외 이적이 가까워졌다. 대구 역시 팀을 정신적으로 지탱했던 이근호가 은퇴한다. 그밖에 여러 선수들이 이적 등의 사유로 다음 시즌에 함께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는 건 김장으로 겨울을 나는 것과 같다. 시즌 막바지에 어린 선수들을 출장시켜 팀의 색깔을 버무리고, 그들을 동계 훈련을 통해 잘 숙성시키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새로운 주전이 탄생한다.


이날 포항과 대구는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활용했다. 시즌 성적에 관계없이 승리는 항상 중요하다. 그래도 올 시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과 그 이후에도 함께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지켜보는 것도 남은 경기들을 잘 활용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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