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오운’ 같은 건 없다, 4년만에 돌아온 ’던파 페스티벌’ [가봤더니]
25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은 오전부터 ‘던파 페스티벌’ 2부를 찾아온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넥슨은 지난 18일 온라인 쇼케이스(1부)에서 ‘던전앤파이터’ 대규모 업데이트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1부의 연장선이면서 이용자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됐다. 행사에는 사전 티켓 구매자와 현장 티켓 구매자를 합쳐 5000명이 참여했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던파 페스티벌은 던전앤파이터 이용자들의 연중 최대 축제다. 행사는 매년 압도적인 규모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이용자들의 주목과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넥슨은 이번 던파 페스티벌의 슬로건을 ‘던파 페스티벌 is back’으로 잡았다.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만큼 근본 게임 축제의 귀환을 축하하는 의미다. 오랜만의 행사이니만큼, 올해는 이용자와 개발진이 교류하고 즐기는 특별한 자리도 기획됐다.
행사장 중앙은 지난 9월 개방된 던전앤파이터의 4번째 대륙 ‘선계’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청연 광장’이 구현됐다. 게임 속 ‘스피리티아’ 무대 콘셉트로 꾸며진 메인 무대에서는 시간대별로 게임 개발발진들이 직접 개발 비하인드를 말하는 특별 강연 ‘DDC(DNF Developers Conference)’가 펼쳐졌다.
선계의 아트워크와 현실 세계에 구현된 각종 구조물들이 전시된 ‘스토리 회랑 : 선계(仙界)’도 보였으며, 8비트 파핑파핑 캐릭터를 콘셉트로 한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통해 각종 보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
현장에 입장한 송지희(27·여)씨는 “플레이마켓에서 던파 웹툰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만든 굿즈를 가져가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파핑파핑 어드벤처’존과 ‘파핑파핑 키오스크’에서는 게임의 도트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 귀여운 8비트 캐릭터들이 활약했다.
‘파핑파핑 어드벤처’존에서는 눈사람법(눈사람 아바타를 입은 마법사)과 슈므, 베키, 아처 등 각각의 캐릭터 설정을 담은 체험형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파핑파핑 스노우 파이트’에서는 제한시간 내 눈사람법을 던져 나무토막을 모두 쓰러트리는 게 미션이다. ‘우무공으로 날 치지마시오’는 우무공 컬링 스톤을 슈므 가까이로 보내야 했다. ‘미…미리 피해있던가!’는 6명이 한번에 베키 공을 떨어뜨려 ‘F.D.C팬러드’에게 공을 보내면 성공이다. ‘파핑파핑 인투더 스카이’는 아처 새총으로 과녁을 맞추면 된다.
이용자들은 ‘파핑파핑 키오스크’에서 짝맞추기, 타자치기, 술래잡기, 던파퀴즈 등을 즐기기도 했다. 성공하면 파핑코인이 2개, 실패해도 1개가 주어진다. 이벤트 참여 보상으로 획득한 코인은 뽑기존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경품교환소에서 각종 경품으로 교환 받을 수 있었다.
뽑기존은 드르륵 드르륵 레버 돌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정준혁(29·남)씨는 “‘순수한 황금 증폭서’를 얻었다. 10만 세라를 가지고 싶었는데…”라며 기자에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바로 옆에서는 정읏봉(37·여)씨가 10만 세라를 뽑는데 성공했다. 그는 “굿즈 스토어가 흥미로웠고 미니게임을 잘 만들었다. 행사가 재미있다”며 페스티벌을 높이 평가했다.
스토리 회랑 : 선계(仙界)에서는 올 9월 게임의 세계관 확장을 예고하며 베일을 벗은 4번째 대륙 선계의 전시 공간이 펼쳐졌다. 선계는 던전앤파이터의 하늘 아래 첫번째 세계라는 설정으로, 폭룡왕 바칼 이후 천계와 천년 동안 교류가 끊겼던 미지의 대륙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마법과 기계 문명이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스토리를 갖는다.
시즌5를 맞이한 ‘플레이마켓’은 게임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창작물을 전시 및 판매하는 행사로, 올해는 총 26개 팀이 참여했다. 금손 모험가들의 2차 창작 공유의 장인 만큼 행사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인기 웹툰 작가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길게 늘어선 줄 한가운데에서 만난 송윤지(17·여)씨는 “레바님이 인터넷 방송에서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에 온다고 했다”며 “그림을 잘 그리고 만화를 진지하게 그리는 자세가 멋있어서 팬을 하게 됐다. 그를 보기 위해 왔다”고 기다림조차 즐거워했다.
현장에서 마켓을 운영중인 이유빈(29·남)씨는 “던전앤파이터 2차 창작자로서 아크릴 굿즈나 캐릭터 포스터, 스탠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번 던파 페스티벌은 신선하다. 게임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경우가 5년 전까지만 해도 드물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행사 활발히 일어나고 2차 창작물에 대한 인정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들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행사 개최를 기념해 신규 굿즈와 평소 구하기 힘들었던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굿즈 스토어’가 운영됐다. 파핑파핑 지비츠, 아크릴 스탠드, 파핑파핑 볼펜, 파핑파핑 노트, 스트레스볼, 메탈 뱃지, 아크릴 펜꽂이, 키캡 등 공식 굿즈뿐만 아니라 낡은창고, 족제비와 토끼, 쭐어, SSS, Yuu 등 인기 일러스트 작가들의 굿즈도 만날 수 있었다. 가장 높은 인기를 얻었던 아처 피규어는 500개 한정으로 32만8000원에 판매됐다.
게임 개발에 관련한 생생한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을 강연회도 진행됐다. DDC 첫 세션은 게임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되는 토크쇼 ‘정준도 성캐랑 중계’ 출연진이 맡았다. 던전앤파이터와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성승헌 캐스터를 비롯해 정준, 정인호 해설위원이 무대에 올라 ‘던파 페스티벌 특별편’을 진행하며 멋진 호흡을 선보였다.
두 번째 세션은 김현석 네오플 콘텐츠기획2팀 팀장이 진행했다. ‘레기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주제로, 게임 첫 레기온이었던 ‘이스핀즈’부터 지난 9일 적용된 최고난도 레기온 ‘어둑섬’ 개발 과정을 풀어냈다.
이어지는 세 번째 세션은 유제헌 네오플 한국운영팀 파트장이 이끌었다. ‘인터넷에 써 있다면 그건 전부 진짜다’라는 눈길을 끄는 제목으로 게임의 이미지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숨은 노력과 과정 등을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했다.
네 번째 세션과 다섯 번째 세션은 이용자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개발자 수’와 ‘스토리 1호’가 각각 무대에 올라 이용자들을 만났다. 일명 개발자 수로 불리는 김대수 네오플 한국운영팀 팀장은 평소 개발자노트로 전했던 편의성 개선 이야기의 비하인드를 전하고 그간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스토리 1호로 알려진 주현태 네오플 시나리오기획팀 팀장은 ‘To be Continued…’ 강연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에피소드에 빗대어 게임의 방대한 세계관에서 ‘계속’과 ‘연결’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한편, 모험가와 개발진의 연결이 스토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동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던전앤파이터 앰버서더인 BJ 보겸의 초청 강연도 펼쳐졌으며, 여하경 네오플 사운드팀 대리가 ‘던파 음악 제작기’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축제의 대미는 ‘던파 콘서트’가 장식했다. 네오플의 장애인 첼로 연주단 ‘앙상블 힐’의 따뜻한 선율을 시작으로 ‘밴드 하모니’, ‘던파 밴드’가 참여해 던전앤파이터 OST 16곡을 연주했다.
먼저 네오플 장애인 첼로 연주단 앙상블 힐의 서정적 선율로 ‘레쉬폰’, ‘센트럴파크’, ‘루프트하펜’, ‘히링제도’ 배경 음악을 연주해 이용자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이어 밴드 하모니의 경쾌하면서도 청량한 연주로 콘서트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들은 ‘Special Harmony’부터 ‘Celestar’, ‘Big Pale Blue’ 등을 연주했다. 마지막으로 가수 리채(정예원)와 합동 공연으로 ‘아처’ 테마곡 ‘Into the light’를 선보였다.
마지막은 던파 밴드가 무대에 올라 ‘섈로우 킵 보스’, ‘그란프로리스_메들리’, ‘백야’ 등 ‘던파 OST’ 특유의 강렬하면서도 에너제틱한 연주곡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는 지난 9월 ‘던전앤파이터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던 가수 요아리와 김민호가 ‘던파 밴드’의 연주에 맞춰 ‘마지막 재회’를 노래했다.
일산=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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