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 김정은 “조바심 떨치니 자유로워져” [쿠키인터뷰]

이은호 2023. 11. 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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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을 눈앞에 둔 배우는 아이처럼 신이 났다.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이하 강남순)에서 황금주를 연기한 배우 김정은이 그랬다.

"한창 바쁘게 활동하던 때엔 내가 너무 소모되는 것 같아 조바심을 났어요. 그런데 조바심에서 벗어나니까 좋은 날이 오더군요. 조바심이 사라지면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그 시기에 만난 작품이 '강남순'이고요.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니 내 모든 걸 쏟아내겠다는 마음이 분명 있었어요. 이 작품이 제 마지막은 아니겠지만, 늘 마지막처럼 총력을 다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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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정은. 소속사

지천명을 눈앞에 둔 배우는 아이처럼 신이 났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더 말할 수 있다”며 기자들을 붙들어 앉혔다.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이하 강남순)에서 황금주를 연기한 배우 김정은이 그랬다. “젊은 시청자는 금주를 보며 ‘코미디언이 눈물 연기도 잘한다’고 한다”는 말에 그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좋은데요? 마음에 들어요. 그 또한 (제 연기가) 인정받은 거 아닌가요?” SBS ‘파리의 연인’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은 김정은을 지난 16일 서울 한남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강남순’은 6년 전 방영한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다. 괴력을 타고난 세 모녀 길중간(김해숙), 황금주, 강남순(이유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여성 서사를 잘 쓰기로 유명한 백미경 작가가 집필했다. 금주는 힘만 센 게 아니다. 돈도 많다. 툭하면 “플렉스”를 외친다. 재벌 2세게 “애기”라고 불리던 캔디(‘파리의 연인’)는 온데간데없다.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던 신데렐라는 자기 힘으로 백마를 몰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캐릭터에 목이 말랐다”며 “금주는 ‘플렉스’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즘 시대의 정의”라고 되짚었다.

MBN ‘나의 위험한 아내’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촬영장. 데뷔 28년차 중견 배우는 권위를 벗어 던졌다. 김정은은 “어려울 땐 ‘못하겠어요’라고 말하는 솔직함이 최고의 용기”라며 “감독님께 의지했다. 뭐든 이상하면 곧바로 지적해달라고 했다”고 돌아봤다. 전체 대본리딩 전 백 작가와 김정식 감독을 따로 만나 연습도 했다. 이렇게 완성한 금주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코믹 연기를 담은 짧은 영상이 유튜브 쇼츠 등을 타고 번진다. 남편에게 “집에서 애 둘 보는 게 뭐가 힘들다고?”라며 윽박지르는 금주에게 시청자들은 “여주(여자 주인공) 엄마에게 더 끌리긴 처음”이라고 열광했다.

‘힘쎈여자 강남순’ 속 배우 김정은. JTBC

‘우울할 땐 황금주 영상을 본다’는 메시지에 기뻐하는 지금과 달리, 한때 김정은은 “코미디를 내 스페셜리티(전문)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로코 퀸’이 들려준 뜻밖의 고백이었다. 그는 “정극을 잘해야 주인공으로서 가치 있다고 본 시대가 있었다”며 “나도 치기 어린 마음에 코미디 말고 잘하는 게 더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한국형 캔디와 함께 전성기를 보낸 김정은은 시대와 발맞춰 변하고자 했다. 가정을 떠나 꿈을 이루는 로커(SBS ‘나는 전설이다’), 신분 상승 욕구가 강한 검사(OCN ‘듀얼’) 등을 맡아 도전을 거듭했다. 공백기에도 드라마를 보면 연기하고 싶은 생각에 “피가 끓는다”고 할 만큼 그는 열정적인 배우다. 데뷔 20년차에 대학원에 입학했을 만큼 학구열이 높은 노력파 배우이기도 하다.

김정은은 “나는 몸부림치고 발악하며 (연기 기술을) 끄집어낸 터라 재능을 타고난 천재를 동경한다”며 웃었다. 동시에 그는 “노력으로 얻은 것들이 내 안에 쌓여 피와 살이 됐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강남순’ 종영을 앞둔 지금, “한 치 앞도 모르겠다”면서도 “‘강남순’ 덕에 다른 뭔가에 도전할 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한창 바쁘게 활동하던 때엔 내가 너무 소모되는 것 같아 조바심을 났어요. 그런데 조바심에서 벗어나니까 좋은 날이 오더군요. 조바심이 사라지면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그 시기에 만난 작품이 ‘강남순’이고요.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니 내 모든 걸 쏟아내겠다는 마음이 분명 있었어요. 이 작품이 제 마지막은 아니겠지만, 늘 마지막처럼 총력을 다하고 싶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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