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항마는 추미애·이성윤?…野일각선 "등판 순간 역풍"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4·10 총선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한 장관과 악연으로 얽힌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채널A 검언유착 사건’으로 고발된 한동훈 장관을 수사했던 이 전 지검장은 지난 20일 대표적인 친(親)민주당 성향 유튜브 방송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 공장’에 출연했다. 그는 민주당이 강행 처리 예고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내가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밝히며 자신을 홍보했다.
이 전 지검장은 “‘수사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증거도 분석했기에 후임 검사장이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었다”며 “제가 그 당시에 정말 나름대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특검법을 발의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것 같다”면서도 “저를 특검으로 지명해 주는 그런 기적이 생긴다면 소명으로 알고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검사 탄핵’에 대해서는 “검사가 야당 대표만 수사하면 무슨 비리나 범죄가 있더라도 수사도 안 받고 처벌도 안 해야 되냐, 말이 안 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까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70%가 넘었다,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은 거로 봐야 한다”며 자신의 친정인 검찰 비판에도 가담했다.
전북 전주고 출신인 이 전 지검장은 총선에서 전북 전주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재판도 진행 중이고, 징계도 많아서 경황이 없다”면서도 “아직 (총선을 생각할) 그럴 단계는 아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전 지검장은 앞서 지난 18일 자신의 책 『꽃은 무죄다』를 SNS에 소개하며 “추사가 유배됐던 제주 해안에서 여리한 수선화가 눈보라에 맞서 결국 고아한 꽃을 피워냈듯, 들풀은 밟힐수록 또다시 일어나고, 제 몸이 꺾여도 기어코 꽃을 피워낸다”는 의미심장한 글도 남겼다.
‘검언유착 사건’을 문제 삼으며 한동훈 장관을 3차례나 좌천시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 출마를 검토 중이다. 추 전 장관은 22일 ‘검찰개혁’을 주제로 한 소설책 『장하리』를 펴냈고, 30일엔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도 연다.
추 전 장관은 SNS를 통해 “검찰개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 시대의 어둠을 비로소 환하게 밝히며 그토록 바라던 민주주의의 미래가 통쾌하게 열리며 완성되는 이야기”라고 자신의 책을 소개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시국법회’에 참석해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팔짱 끼고 뒷걸음질 쳤으니 지금 이 정권이 탄생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들 두 사람의 보폭이 넓어질 수록, 민주당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자칫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가 아닌, 거대 야당에 대한 평가가 총선 이슈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이 분들이야말로 윤석열 정부가 태동하게 된 책임이 가장 큰 분들”이라며 “등판하는 순간 역풍이 불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선 실무를 담당하는 민주당 관계자도 “검찰과의 전쟁을 핵심 아젠다로 내세우면 국민들은 ‘역시 또 민생은 뒷전이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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