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짜기 귀찮네요" 부모님 가던 '패키지여행' 젊은이들 몰린다 [청춘보고서]

허미담 2023. 11.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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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전유물 가깝던 '패키지여행'
이젠 MZ세대 사이서도 주목 받아
'안전 여행' 수요 높아지면서 관심

최근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패키지여행'에 젊은층도 주목하고 있다. 당초 2030세대는 여행사가 정해준 계획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자유여행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가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고, 또 오랜만의 해외여행인 만큼 보다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패키지여행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여행사들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여행객 이어지면서 '패키지 여행' 관심도 ↑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최근 여행길에 나서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 노선 이용객은 총 742만953명(국내선 290만7903명·국제선 451만3050명)으로, 2019년 10월(777만6064명)의 95.4% 수준으로 회복했다. 국내선 여객은 2019년 같은 기간의 96%, 국제선 여객은 95.1%로 회복했다.

특히 지난달 국적사 승객수는 올해 들어 월별 최대치인 것은 물론 4년 전과 비교한 회복률도 가장 높았다. 여객 회복세를 이끈 것은 엔화 가치 하락(엔저) 기조 장기화 등에 따른 일본 노선의 인기로 분석됐다.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패키지여행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간 패키지 상품의 주 고객은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여행자가 직접 여행 계획을 짜거나 별도의 이동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없어 '효도 관광 상품'이란 인식이 컸다.

반면 젊은층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안전 여행'을 선호하며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며 패키지여행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연령별 해외여행 예약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30세대 예약 비중은 3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16.3%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각 분야 전문가가 동행하는 테마 여행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테마 여행 예약자 중 2030세대는 40.1%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안시내 여행작가가 동행한 몽골 여행은 단 1분 만에 완판됐는데, 예약자 대부분이 20~30대였다.

이에 여행사들은 젊은층의 세분화된 취향에 맞춘 다양한 여행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하나투어는 30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30대 전용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는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여행하는 기존 패키지와 달리 30대 고객만 구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목적지 같으면 '여행 친구' 찾는 경우도

일본.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외에도 '따로 또 같이' 여행을 택하는 청년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혼자 여행을 즐기다가 원할 때만 동행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다. 예컨대 혼자 베트남 다낭을 여행하다 호이안 투어를 하고 싶을 때 반나절 코스만 함께할 동행인을 찾는 식이다. 이들은 여행카페나 오픈채팅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동행인을 구하며, 각자 자유여행을 하다가 정해진 날짜에만 만나는 식으로 계획을 잡는다.

지난달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간 대학생 김모씨(24)는 "친구나 가족과 일정을 맞추려 했지만 모두 일정이 맞지 않아 혼자 일본 여행을 가게 됐다"며 "계속 혼자 여행하면 외로울 것 같아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하루 동안만 교토 탐방을 함께 할 동행인을 구했다"고 했다.

이어 "여행 가기 전 미리 한국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해 불편하거나 어색함은 없었다"며 "또 동행인이 일본을 몇 번 가봐서 오사카에서 교토까지 가는 교통편이나 맛집 등도 잘 알아서 편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해외 단체여행 비용의 증가 폭이 13년여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단체여행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8.4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9%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도 물가 상승으로 숙박비 등이 올랐고, 유류할증료 상승과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항공권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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