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운동량인데 겨울에 살 더 빠지네…의문 풀어줄 '인체 신비'

김선영 2023. 11. 2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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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월동 준비하기

겨울은 추위가 만물의 생장을 가로막는 계절이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 신체 기능이 위축된다. 신체 활동은 줄었지만 떨어진 체온을 올리고자 식욕은 왕성해진다. 기온이 낮아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햇빛이 여름처럼 직접 내리쬐지 않아 자외선 관리에 신경을 덜 쓴다. 계절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넘기기엔 그동안 맞춰 놓은 건강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한겨울에도 건강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 건강 월동 준비에 나서자.

겨울엔 식욕이 늘어 체중 관리에 어려움을 겪지만, 칼로리 소모가 많 아 꾸준히 운동하고 영양소 균형에 신경 쓰면 다이어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체중 관리


무더운 여름날엔 누구나 식욕이 떨어진다. 그러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입맛이 돌아온다. 특히 겨울에 추위에 노출되면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면서 식욕도 자연히 증가한다. 평소보다 운동량이 줄었는데도 옷차림이 두툼해져 체형을 가릴 수 있다 보니 체중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다행인 건 겨울 다이어트 효과가 꽤 크다는 점이다. 겨울엔 몸이 체중을 감량하기 용이한 상태가 된다. 지방 조직은 크게 지방 대사물을 저장하는 백색 지방과 열 발생에 이용되는 갈색 지방으로 나뉜다. 추위는 몸의 자율신경을 통해 갈색 지방 세포를 활성화하고 근육을 떨게 해 발열 현상을 낸다. 이때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사용함으로써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인 기초대사량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는다. 그러면 같은 운동량이라도 칼로리 소모가 더 빠르게 이뤄진다.

따라서 실내 온도를 1~2도가량 낮춰 생활해 평소에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이어나간다면 다이어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특히 체지방 연소에 효과적인 약간 빠른 속도로 걷는 식의 유산소 운동과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는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다만 보온과 부상 방지를 위해 운동하기 전 몸을 데워주는 워밍업이 필수다. 야외 운동을 할 땐 땀으로 젖어 체온을 뺏기는 일이 없도록 얇은 옷을 겹쳐 입는 게 좋다. 식욕이 늘어난 만큼 식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채소류·곡류·과일류·우유류·해조류를 고루 먹어 겨울에 부족해지기 쉬운 칼슘·철분·비타민A를 보충한다.


※ 식중독 예방


겨울엔 식중독의 위험이 낮아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겨울에 유독 기승을 부리는 노로바이러스 탓이다. 다른 식중독 바이러스와 다르게 기온이 낮은 겨울에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감염력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영하 20도에서 살아남고 60도에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되며 일반 수돗물의 염소 농도에서도 활성도가 상실되지 않을 만큼 저항성이 강하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감염자가 늘기 시작해 이듬해 1~3월까지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대부분 갑각류·어패류나 오염된 지하수, 가열하지 않은 생채소를 통해 감염된다. 또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접촉한 물건도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입자로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감염성이 높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유지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 잠복기를 거쳐 오심이나 구토, 설사, 복통 증상이 나타난다. 두통과 발열, 오한, 근육통도 동반된다. 이후 2~3일간 증상이 이어지다가 회복 수순을 밟는다. 소아는 구토, 성인은 설사가 흔하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회복하지만, 보통 탈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분 공급을 해줘야 한다. 구토·설사가 심하면 추가로 약물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막으려면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웬만한 식품은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한 후 조리하고 조리된 음식을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채소류 같은 비가열 식품은 흐르는 물에 몇 차례 깨끗이 씻은 후 먹는다. 화장실 용변 또는 구토 후엔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린다.


※ 자외선 차단


자외선은 겨울에 간과하기 쉬운 건강 요소다. 태양은 파장이 가장 긴 자외선A, 파장이 중간인 자외선B, 파장이 가장 짧은 자외선C를 배출한다. 이 중 자외선C는 파장이 짧아 피부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자외선B는 지표 도달량이 여름에 가장 많다. 자외선A는 지표면에 도달하는 양 자체가 자외선B의 10~100배고 파장이 길어 피부 속 깊숙이 흡수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피부 노화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계절이나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한 편이다. 전문가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자외선 차단제를 1년 내내 발라야 자외선 A·B가 일으키는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된다. 이때 자외선B 차단지수인 SPF와 자외선A 차단 등급인 PA를 모두 살핀다. 최소한 SPF15, PA++ 이상 제품으로 고르되 차단지수가 높을수록 피부 자극도 커질 수 있단 점을 고려한다. 피부 타입이 건성이면 크림 제형, 중성이면 로션 제형, 평소 땀을 많이 흘린다면 스프레이 제형을 추천한다. 다만 여러 제형을 혼용하는 건 자칫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발생 빈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피부에 흡수돼 효능이 나타나는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외출 20~30분 전에 바르고 아무리 차단지수가 높아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지므로 2시간 간격으로 덧바른다.

도움말=지정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현경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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